확진 베트남인 밀입국 알선 혐의
4명 방호복 입혀 사진-팻말 걸고
무장경찰 감시 속 거리행진 시켜
BBC “지지여론 많은 게 더 무서워”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정책을 위반하고 밀입국을 알선한 용의자들을 거리에서 조리돌림 하는 일이 벌어졌다.
30일 텅쉰왕 신랑왕 같은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 남부 베트남 접경지인 광시좡족자치구 징시(靖西)시 당국은 28일 밀입국 알선 용의자 4명에게 전신 방호복을 입힌 뒤 얼굴사진, 이름과 범죄 내용 등이 적힌 팻말을 앞뒤로 목에 걸고 거리를 걷게 했다. 역시 전신 방호복을 입은 경관 두 명씩이 양쪽에서 팔을 잡고 끌고 갔으며 주변에는 무장 경찰을 배치했다. 이후 거리 한복판에 이들을 세워놓고 시 관계자가 방역 규정을 위반한 대가라며 연설하기도 했다.
이 용의자들이 올 10월 돈을 받고 중국으로 밀입국시킨 베트남인 2명 중 1명이 코로나 확진자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지역 학교들이 긴급 휴교했고 주민 약 5만 명이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이들을 공개적으로 처벌하는 이 장면이 영상 등으로 공개되자 1966∼1976년 문화대혁명 당시 공공연히 벌어진 ‘공개 망신주기’ 처벌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나왔다. 공개 망신주기는 1980년대 들어 법으로 금지됐다.
하지만 이 지역 매체 광시데일리는 “이렇게 기강을 세워야 국경 범죄를 막고 코로나를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징시시도 “기강을 일깨우기 위한 행동이었으며 부적절함은 어디에도 없었다”고 밝혔다. 상당수 중국 누리꾼도 “코로나를 확실히 통제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영국 BBC는 “공개 망신주기는 상당히 드문 일”이라면서 “많은 중국 누리꾼이 이런 방식을 지지한다는 것이 더 무섭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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