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당일 영국의 한 은행이 2000억여 원을 중복으로 송금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계 글로벌 은행 산탄데르의 영국 지사는 지난 25일 여러 기업과 개인 계좌에 총 1억 3000만 파운드(약 2085억 원)를 실수로 잘못 지급했다.
은행은 성명을 통해 “기술적 문제로 인해 일부 기업고객들의 송금액이 수신자 계좌에 중복 기재됐다”며 잘못 지급된 사례가 모두 7만 5000건으로, 2000여 개의 기업 및 고객의 송금과 관련된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은 이번 실수가 기업의 임금이나 공급업체에 지불한 대금과 관련해 발생했다면서 “영국 전역의 은행들과 협력해 수일 내로 중복 송금된 것을 바로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복 송금된 돈은 은행 측 자산이라고 알려졌다.
그러나 외신들은 돈이 흘러 들어간 계좌 대부분이 바클레이, HSBC 등 수십 개의 경쟁 은행 소속인 만큼 복원 작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앞서 지난해 8월 미국의 시티은행은 레브론 화장품 회사 채권자들에게 9억 달러(약 1조 706억 원)를 잘못 송금한 적이 있다. 은행은 회수하지 못한 5억 달러(약 5948억 원)에 대해 반환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 2월 패소했다.
한편, 산탄데르 영국 은행은 스페인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은행인 산탄데르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로, 영국 내 고객 1400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송영민 동아닷컴 기자 mindy59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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