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오미크론은 돌발 홍수…사망자 급증 없이 정점 지나”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31일 15시 00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인근 한 병원에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려는 시민들이 줄지어 앉아 있다. 요하네스버그=AP/뉴시스
지난달 세계 첫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보고 됐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자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사망자 급증 없이 지나갔다고 30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남아공의 발표는 변이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다른 국가들에게 조심스럽게 희망을 준다”고 전했다.

이날 남아공 정부는 각료회의 뒤에 발표한 성명에서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정점을 지나 하락세에 진입했고 큰 사망자도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NYT가 인용한 남아공 보건부 자료도 남아공은 자국의 4차 대유행이 끝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파리드 압둘라 남아공의학연구위원회 에이즈결핵연구소장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주도했던 4차 대유행이 정점을 지났고 신규 확진자도 매우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오미크론 확산은 거대한 파도라기 보단 잠시 지나간 ‘돌발 홍수(a flash flood)’ 같았다”고 평가했다. 또 “이 기간 증가한 사망자도 ‘미미한 수준(marginal)’”이라고 덧붙였다.

오미크론 변이는 지난달 24일 남아공에서 감염 사례가 처음 발견되며 세상에 알려졌다. 발견 당일 남아공 정부는 이 사실을 세계보건기구(WHO)에도 보고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출현한 뒤 남아공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급격히 늘기 시작해 약 4주 뒤 정점을 찍었고 이후 빠르게 감소했다.

코로나19 통계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남아공의 일일 확진자는 3차 대유행이 정점을 찍은 7월 3일(2만6645명) 이후 지난달 초 300명대로 줄었다. 오미크론 변이가 발견된 뒤에는 다시 증가하다가 이달 12일 3만7875명까지 치솟으며 남아공의 코로나19 대유행 이래 일일 최다 확진자가 나왔다. 그 뒤에는 급격한 감소세로 돌아서 29일 일일 확진자가 9020명이다. NYT는 남아공 웨스턴케이프주와 이스턴케이프주를 제외한 나머지 주(州) 전역에서 확진자가 줄었다고 전했다.

사망자 수도 앞서 1, 2, 3차 대유행 때보다는 적었다. 남아공의 코로나19 일일 사망자는 지난해 7월 1차 대유행 당시 584명, 1월 2차 대유행에선 839명, 7월 3차 대유행 땐 633명까지 늘었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주도한 이번 4차 대유행 때는 120명을 넘지 않았다. 최근 일주일 간 평균 일일 사망자는 40~60명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확진자는 급격히 증가했지만 사망자는 그렇게 늘지 않은 셈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이 이전의 다른 변이들보다는 낮을 수 있다는 분석도 조심스레 나온다.

사실상 ‘4차 대유행 종료’를 선언한 남아공 정부는 그간 시행해오던 야간 통행금지 조치를 30일 자정부터 해제했다. 단,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는 유지했다. 실내 모임은 1000명, 실외 모임은 2000명 제한도 유지했다. 남아공 보건당국은 “봉쇄 전략을 더 이상 적절하지 않다. 방역 조치를 완화하는 것만이 실행 가능한 유일한 전략”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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