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反中온라인매체 시티즌뉴스 폐간… 당국 언론 탄압에 6개월새 3곳 문 닫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4일 03시 00분


2017년 창간… 개방-다양성 추구… 설립자 “모든 이의 안전 보장해야”
작년 6월 핑궈일보-12월 리창뉴스… 앞선 폐간과정 보며 위기감 느낀 듯

홍콩 반중 매체 시티즌뉴스의 설립자 크리스 엉(오른쪽)과 편집국장 데이지 리(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3일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폐간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홍콩=AP 뉴시스
홍콩 반중 매체 시티즌뉴스의 설립자 크리스 엉(오른쪽)과 편집국장 데이지 리(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3일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폐간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홍콩=AP 뉴시스
홍콩의 반중(反中) 온라인 매체 시티즌뉴스가 2일 폐간했다. 날로 거세지는 당국의 언론 탄압으로 규모가 큰 언론사조차 최근 속속 폐간을 택하자 더 버티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6월 당시 홍콩 최대 일간지인 핑궈일보, 지난해 12월 29일 유명 온라인 매체 리창뉴스에 이어 약 반년 사이에 세 곳의 반중 언론이 문을 닫으면서 홍콩의 언론 자유가 사실상 사라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티즌뉴스는 2일 페이스북에서 “위기의 시기에 배에 탄 모든 이의 안전을 우선 보장해야 한다. 무거운 마음으로 폐간을 발표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저널리즘의 정신을 계승해 대중에 봉사하고 싶었지만 최근 2년간 홍콩 사회의 변화와 언론 환경의 악화로 시티즌뉴스라는 작은 배가 강한 바람과 파도에 부딪혔다고도 설명했다.

설립자 겸 주필인 크리스 엉은 3일 기자회견을 열고 “폐간 결정은 짧은 기간 안에 이뤄졌다. 우리가 위험에 노출될 수도 있다는 점을 배제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특히 결정적인 폐간 계기는 불과 4일 전 폐간한 리창뉴스의 선택이었다고도 했다. 핑궈일보와 리창뉴스는 모두 폐간 직전 전·현직 간부가 줄줄이 체포되고 회사 자산까지 동결되자 폐간을 택했다. 구성원에게 이런 일을 겪게 할 수 없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시티즌뉴스는 2017년 1월 1일 창간한 직원 40명 규모의 소규모 온라인 매체다. 자유, 개방성, 다양성, 포용성 등을 추구하며 2019년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및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 반대 시위에서 민주 진영의 목소리를 충실히 전했다.

#홍콩#시티즌뉴스#언론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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