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주의 크게 퇴보”… 의사당 난입 1년 ‘상처’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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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사태’ 1년 화상집회 참석해보니

지난해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폭력 시위대가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 웨스트홀 담벼락을 올라가고 있다. ‘트럼프’라고 적힌 파란 깃발이 곳곳에 보인다. 워싱턴=AP 뉴시스
지난해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폭력 시위대가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 웨스트홀 담벼락을 올라가고 있다. ‘트럼프’라고 적힌 파란 깃발이 곳곳에 보인다. 워싱턴=AP 뉴시스
지난해 1월 6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된 대선 결과에 불복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미국 국회의사당에 난입해 폭력 시위를 벌인 ‘1·6 의사당 난입 사태’ 1주년을 하루 앞둔 5일 오후 8시. ‘1월 6일, 기억하고 행동해야 할 날’을 슬로건으로 내건 화상 모임이 시작되자 곧 1000명 넘는 이들이 모여들었다.

사회를 맡은 프랜시스 아뇰리 씨는 “최근 ‘민주주의와 선거 지원 국제기구(IDEA)’에 따르면 미국은 민주주의가 퇴보해 처음으로 브라질 인도 헝가리 폴란드와 같은 그룹으로 묶였다”며 “희망은 멀고 슬픔과 분노 공포 혼돈 냉소가 아직도 바로 앞에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유대교 랍비인 샤론 브루스 씨는 “끔찍한 폭력으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정의를 원한다”며 “오늘이 새로운 미국이 되는 촉매제가 되기 바란다”고 했다. 참가자들은 ‘정치적 양극화가 우리 가족과 지역사회, 이웃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민주주의를 되살리기 위해 내가 할 일은 무엇인가’ 등의 질문을 나누며 각자 의견을 적기도 했다.

비영리 천주교 단체인 ‘프란치스코 행동 네트워크’ ‘충실한 민주주의 연합’을 비롯한 각종 시민단체들이 주최한 이 행사는 1·6 의사당 난입 사태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5, 6일 미국 전역에서 열린 약 330개 온·오프라인 집회 중 하나다. 모임을 주최한 미셸 던 프란치스코 행동 네트워크 이사는 동아일보에 “1월 6일은 국가적 상처가 됐다. 일부는 여전히 두려워하고 다른 일부는 여전히 (선거 결과를) 부정한다”며 “더 심한 정치적 폭력과 민주주의 쇠퇴를 막기 위해 이 상처는 반드시 치유돼야 한다”고 말했다.

1·6 의사당 난입 사태는 미국 민주주의 역사상 가장 수치스러운 사건의 하나로 꼽힌다.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사당 폭력 시위 과정에서 시위대 4명과 경찰 5명이 숨지고 140여 명이 다쳤다.

6일 오전 미 의회는 폭력 시위가 벌어진 의사당 내셔널 스태추어리 홀에서 1주년 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에는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참석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날을 세웠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에 위협을 드리우고, 계속해서 법치주의를 해치고 있는지 똑똑히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폭력 시위 참가자에게 국한됐던 수사와 처벌의 화살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 측근들을 향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시위대를 선동했다는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법무부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할지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초 6일 열기로 했던 맞불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그 대신 15일 애리조나에서 집회를 열고 대선이 부정 선거였다는 주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미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와 시장조사 기업 모멘티브가 1∼3일 미국인 2649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한 결과 미국인의 42%는 여전히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를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민주주의#퇴보#1·6 의사당 난입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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