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본사에 있는 동상 망치로 부숴…英남성 “조각가가 소아성애자”

  • 뉴시스
  • 입력 2022년 1월 13일 15시 14분


영국에서 한 남성이 BBC 본사에 있는 동상을 망치로 훼손했다. 해당 동상의 조각가는 두 딸을 성폭행해왔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있었다.

12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한 남성이 ‘프로스페로와 아리엘 동상’을 훼손한 혐의로 체포됐다. 해당 동상은 에릭 길이 1933년 윌리엄 셰익스피어 희곡 ‘템페스트’에 나오는 등장인물 프로스페로와 아리엘을 바탕으로 조각했다.

에릭 길은 생존 당시 영국 왕실 디자이너로 선정될 만큼 존경받는 예술가였지만, 1989년에 출판된 일기에서 두 딸을 성적으로 학대해왔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최근 큐어넌과 같은 단체들은 에릭 길이 조각한 동상을 철폐해야 한다는 캠페인을 벌여왔으며, 해당 남성 역시 같은 이유로 동상을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알려졌다.

목격자 오언 킹(52)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남성이 작은 망치를 들고 조각상 다리 부분을 내려치고 있었다”며 “주변 사람들이 그에게 예술을 모독하지 말라고 소리쳤지만, 그는 계속해서 ‘소아성애자’라는 말을 반복했다”고 했다.

그는 “경찰과 소방대원이 근처에 있었지만, 강제로 그를 동상에서 떼어내지는 않았다”며 “그가 스스로 내려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다른 목격자는 주위 사람들이 “예술과 사람을 분리해 생각해야 한다”며 “예술은 그 자체로 아름다울 수 있다”고 해당 남성을 설득했지만 내려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2020년 6월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에 의해 숨진 사건을 계기로 세계 각국의 과거에 세워진 동상에 대해 찬반 논란이 있어왔다.

특히 영국 브리스틀에서 에드워드 콜스턴 노예 판매상의 동상을 불법적으로 철거한 혐의로 기소된 4명이 무죄 판결을 받았다. 또 최근 미국 버지니아주 로버트 E. 리 남부군 총사령관 동상 역시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상징처럼 여겨졌다는 이유로 해체됐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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