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 침팬지, 친구 공격해 얼굴 잃어…주인 “그래도 침팬지는 내 아들”

  • 뉴시스
  • 입력 2022년 1월 18일 12시 37분


“도와주세요. 애완 침팬지가 친구 얼굴을 ‘먹고’ 있어요.”

911에 전화한 샌드라 해롤드가 흐느끼며 소리쳤고, 전화기 넘어 침팬지가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다. 샌드라 집에 도착한 경찰이 총으로 침팬지를 사살하며 상황이 종료됐다. 침팬지에 공격당한 샤를라 내시는 운 좋게 살아남았지만, 내시 삶은 그날 끝난 것과 다름이 없었다. 내시는 눈을 잃었고 얼굴이 망가졌으며, 뇌도 손상됐다.

17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미러는 미국 코네티컷주에서 침팬지를 키우던 친구 샌드라 집에 방문했다 변을 당한 샤를라 내시에 대해 보도했다. 샤를라는 샌드라로부터 침팬지를 우리에 넣도록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샌드라 집에 방문했다.

샌드라 증언에 따르면 샤를라가 집에 도착하자 침팬지 트래비스는 샤를라를 차 옆으로 내던진 후, 다리 위로 올라타 공격을 시작했다. 놀란 샌드라는 삽으로 트래비스 머리를 때리고 흉기로 찌르며 말렸지만, 소용이 없었다.

경찰이 도착했을 때까지도 트래비스는 매우 흥분해 있었다. 경찰은 트래비스에 총을 발사했고, 4발의 총을 맞고도 죽지 않던 트래비스는 스스로 집 안 침대로 걸어가 죽었다.

현장에 방문한 구급대원은 샤를라의 부상이 심각해 성별조차 구분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트래비스 공격으로 샤를라는 손을 잃고, 안면 이식 수술을 받았다. 샤를라는 앞을 보지 못하고, 이전과 달라진 얼굴을 한 후 요양원 직원에게 의존하며 산다.

앞서 샌드라는 태어난 지 3일 된 침팬지 트래비스를 5만 달러(약 5937만원)에 입양해 친아들처럼 키워왔다. 남편이 죽은 후에는 트래비스와 침대를 같이 쓰는 등 가족과 같은 유대감을 키웠다.

트래비스는 샌드라의 보살핌 속에서 직접 전자레인지를 이용해 요리하고 저녁에 와인을 마시며 마치 사람처럼 화장실을 사용했다.

또 트래비스는 식당에서 의젓하게 바닷가재를 먹고, 스스로 고양이를 애완동물로 키우며, 잔디 깎는 기계를 운전하는 등, 사람들과 다름없는 방식으로 사는 ‘지역 유명인사’였다.

그런 트래비스가 갑자기 돌변해 샤를라를 공격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샌드라는 사고 당일 아침, 트래비스가 유난히 흥분했다는 것을 느끼고 항불안제를 먹인 바 있다고 인정했다.

사고 이후 샌드라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트래비스는 내가 직접 낳는 것보다도 더 내 자식으로 살아왔다”고 언급했다. 이에 제프 로센 NBC 기자는 샌드라에게 “아직도 침팬지가 가족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샌드라는 “사람들도 때로는 다른 사람을 죽인다”며 “이번 일도 그런 일 중 하나”라고 했다. 트래비스가 침팬지라서 일어난 사고가 아니라는 의미다. 이어 샌드라는 “내가 끔찍한 인간이 아닌 것처럼, 트래비스도 끔찍한 침팬지가 아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침팬지는 사람과 가장 가까운 존재”라며 “우리가 침팬지에게 수혈을 할 수 있고, 침팬지의 피를 수혈받을 수도 있다”고 대답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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