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北미사일, 예측 불가능한 궤도로 날아와 요격 어려워”

  • 뉴스1
  • 입력 2022년 1월 18일 15시 27분


북한 국방과학원이 11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2일 보도했다. 김정은 당 총비서도 시험발사 현장에 참관했다. 김 총비서는 이번 시험발사가 ‘대성공’이라고 선언했으며 북한은 이번이 ‘최종시험발사’라고 밝혔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국방과학원이 11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2일 보도했다. 김정은 당 총비서도 시험발사 현장에 참관했다. 김 총비서는 이번 시험발사가 ‘대성공’이라고 선언했으며 북한은 이번이 ‘최종시험발사’라고 밝혔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의 위험성이 속도보다도 미사일 방어망을 피해 예측 불가능한 궤도로 날아올 수 있는 기동력에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내 북핵 전문가로 꼽히는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 소장은 18일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를 통해 ‘극초음속 미사일의 특성 중 속도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제기하며 이같이 말했다.

루이스 소장은 “북한이 이번 달에 두 차례 시험 발사한 건 약간의 활공과 방향 전환과 같은 간단한 기동을 할 수 있는 기동식 재진입체(maneuvering reentry vehicle)”라고 밝혔다.

그는 기동식 재진입체의 특징과 관련해 “전통적인 재진입체보다 더 빠르지 않다. (오히려) 더 느릴 수도 있다”면서도 “이 미사일은 사드가 포착할 수 있는 곳을 통과할 수 있고 방향을 바꿔 다시 목표물로 돌아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행 속도가 느려진다는 점에선 (일반적으로) 요격이 쉬워진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기동할 수 있는 특징 때문에 요격이 어려워진다”며 “레이더에도 잡히지 않는다는 특징도 갖췄다”고 말했다.

◇“선제타격, 항상 진실이지만 극도로 위험”

북한 국방과학원이 11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2일 보도했다. 김정은 당 총비서도 시험발사 현장에 참관했다. 김 총비서는 이번 시험발사가 ‘대성공’이라고 선언했으며 북한은 이번이 ‘최종시험발사’라고 밝혔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국방과학원이 11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2일 보도했다. 김정은 당 총비서도 시험발사 현장에 참관했다. 김 총비서는 이번 시험발사가 ‘대성공’이라고 선언했으며 북한은 이번이 ‘최종시험발사’라고 밝혔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그는 ‘요격이 어렵다면 선제타격을 고려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그것이 항상 진실이다”라며 “군 당국자들의 말을 잘 살펴보면 그것이 한국이 순항미사일뿐 아니라 현무 미사일 시리즈를 개발한 이유다”라고 답했다.

그는 “(미사일) 방어망에만 의존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적은 그것을 너무 쉽게 압도할 수 있다. 방어망 자체도 잘 작동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대를 찾아내 파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따라서 한국이 실행할 수 있는 유일한 전략은 북한 지도자가 발사 명령을 내리기 전 그를 겨냥하는 것뿐”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이것이 극도로 위험한 전략이기도 하다”며 “북한은 핵무기를 먼저 사용하게 되는 위기 상황을 상정하고 있고 한국은 그 전에 김정은을 죽이기 위해서 재래식 무기 시스템을 사용하는 위기 상황을 상정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양쪽 모두 자기가 먼저 움직이리라 생각하고 있는데 한쪽은 잘못 생각하고 있다”며 “이는 위기 속에서 상황을 극도로 확대하고 위험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의 미사일 전략에 대해서는 “몇 가지 일이 진행되고 있다. 우선 김정은은 (지난해) 당대회에서 갈등 국면 초기에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을 타격하기 위해 전술핵무기를 대량으로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면서 “이 때문에 북한이 재래식 무기와 중·단거리 핵미사일 모두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다양한 발사 옵션 구축하려 해”

다만 “북한이 견고한 미사일 운반 차량을 만들기 위해 정말 고군분투해왔는데 도로망은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며 “이동식 미사일은 만들어야겠는데 운반용 트럭과 도로를 확보하기 어려우니까 다른 발사 옵션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다른 발사 옵션과 관련해 “잠수함에서 단거리 미사일을 시험했고 열차에서 발사를 이어가고 있다”며 “상당히 광범위한 철도망을 가진 북한으로선 이런 미사일을 운반할 수 있는 철도 차량을 만드는 것이 훨씬 쉽다”라고 피력했다.

그는 북한이 다양한 발사 옵션을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북한으로선 타당성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이나 한국이 차량형이든 열차형이든 북한의 이동식 탄도미사일을 추적하는 데 성공할 것이라는 어떤 증거도 없다”며 “미국은 1차 걸프전 당시 드넓은 사막에 노출된 이라크의 이동식 미사일을 단 한 발도 선제 타격하지 못했다. 미사일이 발사된 뒤에야 발사대를 발견하고 이를 파괴한 적은 있지만 발사 자체를 미리 막지는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북한 발사 옵션 다양해지면 사전 파괴 목표 달성 어려워져

그는 “(북한이 다양한 발사 옵션을 갖게 될 경우) 미국이나 한국은 북한의 많은 도로망과 군 기지를 파괴하고 모든 잠수함을 잡아내야 할 뿐 아니라 철도망까지 모두 파괴해야 한다”며 “이런 시나리오에서 이처럼 모든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은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 추세’에 대해서는 “꽤 많은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미 중거리 순항미사일을 시험했고 새로 개발한 잠수함 발사 단거리 탄도미사일도 시험했다”며 “열차형 이동식 발사 시스템은 계속 시험 중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김정은이 ‘리스트’에 담긴 무기 개발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이대로 간다면 다음 노동당대회 이전에 우리는 군사용 위성의 우주 발사와 고체연료를 사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다탄두 미사일 시험 등을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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