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병 ‘팬데믹’에서 지역 풍토병 ‘엔데믹’으로 전환된다고 해서 더 이상 위험하지 않다는 의미가 아니라고 세계보건기구(WHO)가 경고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마이클 라이언 WHO 비상대응팀장은 18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진행된 세계경제포럼(WEF) 부속 회의 ‘다보스 어젠다’ 백신 평등 관련 세션에서 이같이 경고했다.
라이언 팀장은 “사람들이 자꾸 팬데믹 대 엔데믹으로 얘기하는데, 엔데믹 중엔 수십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말라리아도 있고,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도 있다”면서 “엔데믹 자체로도 좋은 의미가 아니다. 엔데믹이란 말은, 이 병이 영원히 남는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작년 11월 말 보츠와나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보고된 뒤 전 세계로 퍼진 새 변이주 오미크론은 이전 변이에 비해 중증도가 덜한 것으로 관측됐다. 이에 팬데믹 사태는 이제 끝나고 코로나19는 엔데믹으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낙관이 흘러나왔는데, 이에 대해 경고를 보낸 것이다.
라이언 팀장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최대 인구 예방접종을 통해 낮은 수준의 질병 발생률을 달성하는 것”이라며 “이것이 내 관점에서의 ‘비상사태 끝’이자, 팬데믹 종식”이라고 강조했다.
백신을 필두로 한 공중보건조치들로 연말까진 사망과 입원 유행을 끝내는 것은 가능하다고도 봤다.
다만 그는 “올해 바이러스가 끝나진 않을 거다. 결코 우리가 바이러스를 끝낼 순 없다”며 “팬데믹 바이러스는 생태계의 일부가 되는 것으로 끝이 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끝내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부스터샷 관련 의견도 내놨다. 지금까지 WHO가 긴급사용을 승인한 백신은 존슨앤드존슨(J&J) 얀센을 제외하면 모두 2회 접종용이다.
잇단 변이 출현으로 팬데믹이 장기화함에 따라 부스터샷 필요성이 커지자,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일부 국가 보건당국은 부스터샷이 아니라, 아예 ‘완전 접종’의 개념을 2회에서 3회 접종으로 바꾸는 안도 검토 중이다.
라이언 팀장도 이 같은 움직임에 동의했다. 그는 “지식이 발전하고, 또 우리 면역체계가 성숙해져 재감염이나 추가 접종에 반응하는 양상을 볼 때, 결국엔 취약 계층의 백신 접종 코스는 3회나 4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때는) 부스터로 불리지 않을 것이다. 오래 지속되고 면역력을 끌어올려 더 장기간 사망과 입원을 예방하기 위해 3차나 4차 접종이 필요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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