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110분간 마라톤 기자회견…북한 언급은 한마디도 없어

  • 뉴스1
  • 입력 2022년 1월 20일 14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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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1주년을 하루 앞두고 19일(현지시간) 개최한 기자회견은 1시간50분(110분)가량 진행됐다.

남색 정장에 사선 줄무늬 넥타이를 맨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 내내 자신감과 여유 있는 모습으로 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지난 1년이 도전으로 가득찬 한 해였지만, 엄청난 진전이 있었던 해이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2억명 가량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600만개의 일자리 창출 및 실업률 3.9%로 감소, 초당적 인프라 법안 통과 등을 성과로 꼽았다.

그는 또 “이 모든 진전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 나라에 좌절과 피로감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유도 코로나19라는 것을 안다”라고 인정하고, 코로나19 대응과 인플레이션 등을 앞으로 도전 과제로 꼽았다.

자신의 역점 사업인 2조 달러 규모의 사회복지예산안에 처리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그는 질의응답 시간 내내 까다로운 질문에도 특유의 농담을 섞은 답변으로 여유 있게 받아 넘겼지만, 일부 문제에 대해선 정색을 하면서 답변하기도 했다.

질의응답에선 주로 코로나19 대응과 투표권 확대법 처리 등 국내 문제와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으로 긴장이 최고조에 달해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이 주로 다뤄졌다.

그는 첫 질문자가 물가 폭등, 법안 처리 지연, 투표권 확대법 처리 실패 가능성, 코로나19로 인해 일일 평균 1600명 사망, 미국 내부 분열 심화 등을 꼬집으며 ‘너무 많은 약속을 했는데, 어떻게 수정할 것이냐’고 비판적인 질문을 하자 “당신은 이렇게 낙관적이냐”고 받아넘기면서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답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한 뒤 우크라이나 침공시 러시아에 대한 초강력 제재를 하게 되면 “(러시아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러시아가 안보보장을 요구하며 유럽에 대한 석유와 가스 공급 중단으로 위협하고 있는 데 대해 “러시아가 먼저 (공급을) 중단한다? 그것은 얼굴을 괴롭히려고 코를 물어뜯는다고 제 어머니가 얘기했던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언급은 2차례 나왔지만, 대부분 짧은 답변으로 그쳤다. 그마저도 질문 자체가 대만과 남중국해 등 핵심 쟁점에서 벗어난 것들에 불과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완화를 위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철폐를 고려할 때가 됐다고 보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확실하지 않다. 저는 아직 거기에 있지 않다”며 중국이 1단계 무역 합의에 따라 미국산 제품에 대한 구매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기원 조사와 관련해 중국에 문제 제기를 더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것 같다. 그게 아들 헌터 바이든과 연관이 있어서냐’는 취지의 질문엔 자신은 지난해 11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화상회담 때 중국의 투명성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고, 더 적극적으로 조사에 나설 의무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답했다. 다만, 아들과 관련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최근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잇따라 발사하고, 이날 기자회견 시간에 맞춘 듯 대미신뢰조치를 재고하겠다는 노동당 정치국회의 결과를 북한이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선 북한 문제에 대해선 일절 다뤄지지 않았다.

북한 관련 질문을 한 기자도 없었고, 바이든 대통령도 언급 자체를 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초 예정됐던 질문자들의 질문이 모두 끝나자 즉석에서 현장에 참석한 기자들로부터 추가 질문을 받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종일관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일부 민감한 질문에는 정색하기도 했다.

그는 한 기자가 ‘왜 나라를 왼쪽으로 끌고 가느냐’고 묻자 “그렇지 않다”며 “저는 버니 샌더스가 아니다. 저는 사회주의자가 아니다”라고 일축했고, ‘왜 미국 유권자들이 대통령의 인지 능력에 대해 깊은 우려를 품게 됐다고 생각하느냐’고 일각의 ‘치매설’에 대해 질문하자 굳은 표정으로 “모르겠다”고 잘라말했다.

(워싱턴=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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