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수도 워싱턴 시내에 23일(현지시간) 전국에서 수 천명의 시위대가 몰려와 집회와 행진을 하면서 백신접종 의무화를 비롯한 강화된 방역수칙에 대한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이는 최근의 코로나19 재확산과 그에 따른 전국적 규제강화에 대한 미국민의 좌절감과 피로감을 분출한 것이라고 AP통신은 분석했다.
시위대는 코로나19 규제조치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면서 워싱턴 기념탑에서 링컨 기념관 앞까지 행진을 했다.
특히 이들은 백신의무화, 백신 패스 실시, 어린이에 대한 백신 접종 등 갖가지 방역수칙과 규제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며 “ 규제를 이겨내자, 미국민이 돌아왔다!”등의 손 팻말을 들고 행진했다.
여기엔 소방대원, 교사, 구급대원, 백신반대 시민운동가를 비롯한 많은 관련 단체들이 참가했다. 시위조직자들이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는 “우리는 개인의 존엄과 주권을 보존하기 위해 평화롭게 모이기로 했다. 우리 목적은 의학적인 백신 강요, 각종 차별과 강제에 반대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밝혀져 있다.
이번 행진은 워싱턴 D.C.에서 최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감염이 폭증하면서 일주일 전부터 백신의무화를 실시하고 실내 영업공간에 들어갈 때 백신접종 증명을 요구하는 등 규제를 강화한 때문이다.
또 미국 대법원은 이달 앞서 전국적으로 코로나 팬데믹 관련 규제에 대한 반대 열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가 대기업들에게 백신이나 검사냐를 두고 강요하는 것을 중지하라고 명령하기도 했다.
당시 대법관은 6대 3의 찬성으로 백악관이 백신을 강요하기 위해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에게 매주 진단검사 음성판정 결과를 제출하게 한 백악관의 “직장 안전과 보건을위한 행정명령”(OSHA)의 결정을 과도한 처사라고 판단했다.
이 대법원 결정으로 가뜩이나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두고 극심한 의견 대립을 보이던 미국민들은 대부분 일상생활을 저해하는 방역 규제에 지겨움과 좌절감을 표하면서 거리 시위에 나섰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 미국 전체에 무척 심한 좌절감과 피로감이 만연해 있다”고 인정한 바 있다. 그러면서도 미국이 코로나 팬데믹과의 싸움에서 백신 접종 노력으로 이만큼 효과를 냈다고 강조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에 따르면 아직도 미국민의 접종 자격자 가운데 거의 4명 중 한 명은 백신 접종을 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앤서니 파우치 미 감염병 최고 권위자는 23일 앞으로 미국의 오미크론 확진자는 2월 중순을 정점으로 줄어들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최근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은 오미크론으로 인해 사상 최고 수치에 이르렀다. 입원환자와 중증환자도 늘어나 보건의료 종사자의 절대적 부족을 불러왔다.
23일 오후 기준으로 미국의 확진자는 7000만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는 총 86만6000여명에 이르렀다고 존스 홉킨스 대학은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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