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겨울올림픽 개막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베이징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다급해진 베이징시 당국은 인권침해 논란이 일며 중단했던 코로나19 항문검사까지 재개했다.
26일 베이징시 코로나19 방역통제센터에 따르면 전날 하루 베이징에서는 신규 확진자 14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베이징에서는 지난해 11월 2일 이후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다가 15일 처음으로 확진자 1명이 발생했다. 이후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25일까지 누적 확진자 수는 49명이다. 이 같은 수치는 신규 확진자가 매일 수만 명씩 발생하는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적은 수다. 하지만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중국 입장에서는 체감 수치가 결코 적지 않다. 특히 두 달 이상 확진자 0명을 유지해 왔던 베이징시는 확산세가 지속되자 다급해진 모습이다.
베이징시 당국은 우선 확진자가 집중된 펑타이(豊臺)구 주민 200만 명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에 착수했다. 펑타이구는 2020년 6월 베이징시에서 대규모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불러온 신파디(新發地) 농수산물도매시장이 있는 지역이어서 베이징시 당국은 더 긴장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진 증상이 나타났는데도 불구하고 검사를 받지 않는 사람들을 찾아내기 위해 약국에서 기침약과 해열제 등을 처방받은 사람들을 조사하고 있다. 베이징시는 이들에 대해 72시간 내에 검사를 받으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베이징시는 그 동안 인권침해 논란 때문에 중단했던 코로나19 항문검사도 재개했다. 영국 더선은 중국 베이징시 당국이 주민 27명을 대상으로 항문 검체 채취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실시했다고 21일(현지시간)보도했다. 다음달 4일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방역 압박이 높아지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항문 검사는 면봉 끝을 항문에 3~5㎝ 삽입한 뒤 여러 번 회전 시켜 검체를 채취하는 방식이다. 이때 피검사자는 하의를 탈의를 한 상태에서 검사를 받게 된다. 항문 검사는 2020년 초 코로나19 발발 당시 중국 일부 도시에 처음 도입됐던 적이 있다.
집단 격리 대상자는 물론 일부 입국자들도 항문검사를 받았었다. 중국 주재 미국 외교관과 일본인, 일부 한국 교민도 중국 입국 과정에서 항문검사를 강요받았다. 이를 두고 여러 국가에서 인권 침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중국은 이후 항문검사를 중단했으나 이번에 다시 재개했다.
하지만 중국 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항문검사 효과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중국 국가보건위원회는 “코로나바이러스의 흔적이 호흡기보다 항문에 오래 남아 있기 때문에 항문검사가 기존의 검사법보다 정확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바이러스는 소화기관이 아닌 상부 호흡기로 감염되기 때문에 항문검사는 비효율적인 검사”라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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