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국장 “中, 사이버 위협 대담
12시간마다 새로운 사건 수사”
크리스토퍼 레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현재 우리가 조사하는 사건 중 2000건 이상이 중국 정부가 미국 정보와 기술을 훔치려 한 것”이라며 “12시간마다 중국 첩보활동과 관련해 새로운 사건 수사를 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레이 국장은 이날 캘리포니아주 시미밸리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에서 열린 FBI 전시 행사 연설에서 “중국은 최첨단 기술 역량과 권위주의적 야심이 결합된 최초의 정부일 것”이라며 “(냉전시대) 동유럽 감시체제와 실리콘밸리 기술이 합쳐진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서방을 겨냥한 중국의 사이버 위협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담하고 해로워졌다”며 “우리 아이디어와 혁신, 경제 안보에 중국보다 더 큰 위협이 되는 나라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산업기밀을 훔치려는 중국 정부의 작전은 전례 없는 범위”라며 “‘중국 제조 2025’ 계획에 포함된 로봇, 그린에너지, 우주 등 10개 분야는 다가오는 세기에 경제적 성공을 위한 핵심 산업이다. 중국은 이 분야들의 기술을 훔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 국가안전부(MSS)와 연계된 해킹조직은 미국 기업에서 테라바이트(TB) 규모의 데이터를 훔쳤다. 1TB는 7000만 페이지 분량의 데이터를 담고 있다”고 했다. 또 “중국은 심지어 정보원을 보내 농장의 땅을 파서 개량된 씨앗 품종까지 훔쳐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레이 국장은 “중국의 정보·기술 갈취는 수십 년간의 노동과 투자를 앗아간다”며 “중국의 국영 풍력발전기 제조사 시노벨은 한 미국 기업의 풍력 터빈 컨트롤 독점 기술을 훔쳤다. 이후 이 미국 기업의 가치는 16억 달러(약 1조9000억 원)에서 2억 달러(약 2400억 원)로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미국에 체류하는 중국 출신 인사 납치 등도 자행한다고 밝혔다. 레이 국장은 “중국 정부는 타깃으로 삼은 이들을 중국으로 데려가기 위해 미국 범죄조직에 현상금을 걸기도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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