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북한이 중국에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 축전을 보낸 것은 올림픽 기간 미사일 시험발사를 중단한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고 AFP 통신이 북한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 당 총비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세계적인 보건위기와 유례없이 엄혹한 환경 속에서도 베이징 겨울철 올림픽 경기대회가 성과적으로 개막되는 것은 사회주의 중국이 이룩한 또 하나의 커다란 승리”라며 축전을 보냈다.
북한은 올해 들어 1월 한 달에만 7차례라는 전례없는 횟수의 미사일 발사를 강행했다. 특히 지난달 30일 발사한 7번째 미사일 ‘화성-12형’은 2017년 이후 시험한 적 없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로, 중단됐던 핵·미사일 개발 관련 ‘모라토리엄’ 해제가 본격화한 것으로 관측됐다.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면서 북한의 주요 외교 동맹이자 경제적 후원자인 중국이, 베이징 올림픽 개막일과 같은 날(미 현지시간 4일) 열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미국의 새 대북제재 추진 압력을 막아서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가뜩이나 베이징올림픽은 미국을 필두로 한 서방 국가들이 제기한 신장 자치구 위구르족 인권 유린 문제와 외교적 보이콧,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얼룩진 가운데 열리는 참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AFP에 “지난 1월 북한의 잇단 무기 시험은 중국을 매우 불편하게 만들었을 것”이라며 “그런데 김 총비서가 이날 시 주석에게 축전을 보냄에 따라 중국은 이제 북한이 올림픽 기간엔 무기 시험을 자제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북한이 올림픽 기간 미사일 발사를 강행해 중국을 성가시게 만들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봤다. 그는 “중국은 올림픽 기간 어떤 군사적 긴장도 원치 않는다”며 “유엔도 모든 나라에 올림픽 기간 휴전 준수를 촉구했다”고 부연했다.
북한은 작년 도쿄올림픽에 코로나19 팬데믹 우려로 자국 선수단을 파견하지 않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이번 베이징올림픽 참가 금지 징계를 받았다.
중국의 베이징올림픽 불참으로 남북한이 동시에 참가했던 2018년 한국 평창 동계올림픽의 영광을 재현하긴 어려워졌다고 AFP는 전했다.
당시 평창 올림픽에 김 총비서의 동생 김여정 당 국무위원이 특사로 참석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북미 대화를 중재할 기회를 잡았지만, 협상은 2019년 하노이 결렬 이후 지금껏 교착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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