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동안 만들어진 에베레스트 빙하, 25년만에 녹았다

2000년에 걸쳐 생성된 에베레스트산 빙하가 약 25년 만에 녹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미국 메인 대학의 과학자와 등반가들로 이루어진 연구팀은 2019년 에베레스트를 방문해 사우스콜(해발 7945m) 빙하의 10m 깊이에 있는 얼음 코어에서 샘플을 수집했다.

샘플로 얼음 생성 연대 측정을 비롯해 광범위하게 조사한 결과, 빙하의 얼음이 노출되면서 지난 25년간 사우스콜 빙하의 얼음 55m가 녹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만큼의 얼음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약 2000년이 걸리는데, 이는 얼음이 형성되는 데 걸린 시간보다 약 80배 빠르게 녹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산맥 근처에 사는 16억 명의 사람들이 식수 부족 등 기후 악화를 겪을 수 있고 눈사태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이어 연구팀은 에베레스트 빙하의 급속한 해빙이 자연의 균형을 깨뜨리고 있어서 더욱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눈 덮인 빙하가 얼음으로 변하면서, 빙하가 태양으로부터 오는 빛을 반사하지 못해 해빙 속도가 더욱 가속화되기 때문이다. 특히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눈이 얼음으로 바뀔 경우 태양 복사열에 노출돼, 최대 20배 이상 해빙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폴 마예프스키 메인대학 기후 변화 연구소장은 “에베레스트 빙하의 해빙은 1950년대부터 시작됐지만, 얼음 손실은 1990년대 후반 이후 가장 강력하게 나타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에베레스트산 근처에서 목격했던 것과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덧붙였다.

마예프스키는 사람들이 북극 빙하의 해빙에 대해서는 많은 관심을 기울이면서도, 에베레스트산에서 눈이 녹는 것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북극곰이 북극 온난화와 해빙 손실의 상징이다”며 “이처럼 에베레스트산 정상에서 일어난 일이 하나의 상징적인 의미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