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한복을 입은 여성이 중국 소수민족을 대표해 나와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오후 9시 중국 국가체육장에서는 제24회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회식이 열렸다. 이번 대회는 ‘함께 미래로(一起向未來)’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이날 개회식에서는 중국 한족과 55개 소수민족 참가자들이 두 줄로 늘어서 붉은색 대형 오성홍기(중국 국기)를 손에서 손으로 전달하는 ‘소시민들의 국기 전달’ 행사가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논란이 불거졌다. 오성홍기가 손에서 손으로 옮겨지는 도중 댕기머리를 하고 흰색 저고리와 분홍색 치마를 입은 한 여성이 포착된 것.
최근 김치, 한복 등 한국 전통문화를 중국의 문화라고 주장하는 문화 동북공정 문제가 계속해서 불거지고 있다. 일부 중국 누리꾼들은 수년 전부터 한국의 전통의상인 한복을 한푸(汉服)라고 칭하며 한족의 전통의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 백과사전에 ‘한복’을 ‘조선족 복식’으로 소개하고, ‘한복’은 ‘한푸’에서 기원했다고 기록된 것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를 본 국내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문화공정의 일환 아니냐”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세계적인 행사에서 한복을 저렇게 등장시킬 줄 몰랐다. 심각하다”, “남의 문화를 훔치려고 안달이다”는 등 분통을 터뜨렸다. 일각에서는 “중국에 강경하게 나가야 한다”며 정부의 대응을 촉구했다.
정치권에서도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날 밤늦게 페이스북에 “문화를 탐하지 말라. 문화공정 반대”라는 짧은 메시지를 올렸다.
원희룡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도 페이스북에 “한복, 장구에 상모돌리기까지? 풍물놀이(농악)는 2014년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우리나라의 전통”이라며 “중국의 문화 침탈에 국가적으로 비상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박병석 국회의장과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직격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지난해 국감에서 미리 경고했고 분명 장관이 유의하겠다 했다”며 “국회의장, 문체부 장관 직관하시지 않았나. 최소한의 국민의 자존심, 배알을 빼놓을 정도로 신나게 넋 놓는 개막식이었나”라고 비꼬았다.
한편 이날 개막식에서 한국 선수단은 쇼트트랙 대표 곽윤기(33), 김아랑(27)을 기수로 내세우며 참가국 가운데 73번째로 입장했다.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 선수 64명, 관계자 56명, 코로나19 대응팀 5명 등 총 125명을 파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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