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격리된 선수들 사이에서 열악한 시설과 식사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6일(현지시간) AP통신,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후 호텔에 격리 중인 바이애슬론 선수 발레리아 바스네초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는 최근 인스타그램에 호텔에서 제공한 음식 사진을 공개했다.
바스네초바가 “5일 동안 먹은 아침·점심·저녁 식사”라며 올린 사진을 보면, 식판에는 간단한 파스타와 소스, 새까맣게 그을린 고기와 감자 조금이 담겨있다. 신선한 채소는 찾아볼 수 없다. 운동선수가 먹기엔 양도 부족해 보인다.
바스네초바는 “배가 아프고 안색이 창백해졌다. 눈가엔 커다란 다크서클도 생겼다. 매일 울고 있다”면서 “파스타 몇 조각으로 버티느라 몸무게도 많이 줄었다. 너무 배가 고파서 이미 뼈가 삐죽삐죽 튀어나온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다행히 폭로 이후 바스네초바의 상황은 나아졌다고 한다. ROC 팀 대변인은 “바스네초바에게 연어와 신선한 채소 등이 포함된 더 나은 식사가 배달됐다. 체력 훈련을 위한 실내 자전거도 곧 제공될 예정”이라고 AP통신에 밝혔다.
앞서 독일 선수단에서도 열악한 환경에 대한 불만이 제기된 바 있다. 노르딕 선수권 대회에서 금메달 3개를 딴 에릭 프렌첼 선수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격리되자 선수단 단장은 “방이 너무 작고 비위생적이며 식사 제공이 제때 되지 않았다”고 공개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베이징 동계올림픽 조직위는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인 선수들의 격리 상황에 대한 불만을 해결하고자 깨끗한 방, 더 나은 음식, 훈련 장비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수촌에 무사히 입성한 국내 선수들도 부실한 식단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스피드스케이팅 김보름(29·강원도청)은 “선수촌 식당의 식단을 보니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다행히 4일부터 선수단에게 제공되는 한식 도시락 덕분에 베이징 생활을 버티는 중”이라고 했다.
남자 매스스타트의 정재원(21·의정부시청)은 “(음식이) 2018년 평창 때와 많이 비교된다”며 “베이징 도착 당일 저녁 선수촌 식당에서 밥을 먹었는데 입맛에 맞지 않았다. 지금은 방에서 도시락을 먹고 있는데 정말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 코로나19 확진자수 0명을 목표로 하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라 선수촌 내부에서 발생한 확진자는 즉시 올림픽 행사에서 제외돼 유증상자는 지정 병원, 무증상자는 지정 격리시설로 이송된다. 격리된 선수들은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2회 연속 음성 판정을 받아야 선수촌에 입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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