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코로나 쇄국’에 경제타격… 외국기업 투자 막히고 공장 스톱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8일 03시 00분


작년 해외기업인 입국 전년의 10%… 지멘스 보쉬 등 日사업 지연-중단
기능 실습생 줄어 서비스업도 타격… 경단련 회장, 쇄국조치 철회 요구
기시다 지지율 흔들, 한달새 8%P↓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이유로 줄곧 외국인의 신규 입국을 막아 온 일본이 이로 인한 경제적 피해에 직면했다. ‘코로나 쇄국’으로 외국 기업의 일본 투자가 중단되고 일본 기업 또한 일손을 구하지 못하는 현상이 뚜렷하다.
○ “쇄국 계속되면 인재·돈 日 떠날 것”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현재 독일 지멘스의 일본법인 직원 중 상당수가 입국하지 못하고 해외에서 대기하고 있다. 상당수 사업 또한 중단되거나 보류됐다. 한 지멘스 간부는 “일본시장의 성장 전망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지멘스 일본법인 직원의 10∼15%가 외국인이어서 사업 차질이 상당 기간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독일 자동차부품업체 보쉬의 직원 31명 및 가족 37명 또한 입국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보쉬 또한 사이타마현의 생산 라인을 정상적으로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 내비게이션 업체 포르시아클라리온 일렉트로닉스는 모회사인 프랑스 포르시아의 임원, 기술자 등 장기체류 예정자 중 불과 10% 정도만 일본에 입국한 상태다.

지난해 1∼10월 일본에 입국한 해외 기업인은 2020년 같은 기간에 비해 90% 급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주요국 중 외국인 신규 입국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곳은 일본뿐”이라며 “사업 환경이 나빠지고 있다. 쇄국 상태가 지속되면 인재와 돈이 일본을 떠나는 현상이 한층 진전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기업의 타격도 상당하다. 일본에서 지식이나 기술을 배우면서 일손 부족 해소에 기여했던 기능 실습생의 입국이 거의 끊기면서 일본으로 올 노동력이 다른 국가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의 일손에 의존했던 서비스 업종의 타격이 심각하다. 대형 주점 체인들은 일손 부족으로 속속 심야 영업을 보류하거나 단축하고 있다.

기능 실습생 관리단체인 간토 스태프협동조합은 약 250명의 해외 실습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조합 측은 “1년 반이나 기다리는 상황 속에서 일본 방문을 단념하는 실습생이 늘고 있다. 그들을 붙잡기 힘들다”고 털어놨다. 외국인 정보기술(IT) 인재를 일본 기업에 파견하는 휴먼 리소시아 역시 “인도 등 약 200명의 해외 노동자를 입국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으로 유학을 오려던 이들도 곤란한 상황에 놓였다. 지난해 1∼11월 유학 비자로 일본에 입국한 이들은 약 1만1000명.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벌어지기 전인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약 90% 줄었다. 코로나19 확산 전보다 유학생이 50% 정도 줄어든 미국과 큰 차이다.
○ “해외 공장과 기술협력 지장 잇따라”
도쿠라 마사카즈(十倉雅和) 경단련(經團連·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장은 지난달 24일 기자회견에서 “일본은 쇄국 상태”라며 “외국 공장과의 기술 협력, 기업 인수합병(M&A) 교섭 등에 지장이 생기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가 이미 일본 내 감염의 주류종이 된 상황에서는 쇄국 조치가 큰 의미가 없다며 “외국인 신규 입국 금지를 철회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오미크론 변이가 나타나기 직전인 지난해 11월 말 외국인 신규 입국 금지 등 강력한 방역대책을 발표해 국민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감염자가 급증하자 지지율 또한 흔들리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이 4∼6일 실시한 조사에서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58%로 한 달 전보다 8%포인트 떨어졌다. 응답자의 85%는 ‘오미크론 변이 감염 확대로 사회 기능 유지가 불가능해질 것이란 불안을 느낀다’고 답했다.

#코로나 쇄국#경제타격#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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