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 출전한 한국 쇼트트랙 황대헌(강원도청)과 이준서(한국체대)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실격 처리된 것과 관련해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쇼트트랙 감독이었던 박세우 전 감독이 “작정하고 한국을 무시한 것”이라며 “울화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박 전 감독은 8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도대체 어떻게 심판들을 로비했는지 궁금할 정도로 지나치게 마음을 먹고 하는 판정 같다”며 “한국을 너무 무시하는 듯한 느낌을 받아서 이건 진짜 울화통이 터질 만한 결과”라고 했다.
전날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1000m 준결승에서 황대헌과 이준서는 조 1위와 2위를 기록하며 결승에 오르는 듯했지만 모두 레인 변경 반칙을 했다는 판정을 받고 실격했다.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을 통해 황대헌이 1위 자리를 뺏는 과정에서 레인 변경을 늦게 했다는 판정을 내렸다. 준결승 2조에서 출전한 이준서도 조 2위로 통과했지만 헝가리 사오린 산도르 류와 접촉 과정에서 레인 변경 반칙을 했다는 판정을 받고 실격했다.
박 전 감독은 “황대헌 선수는 좀 더 황당한 경우”라며 “누가 봐도 추월을 성공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마 뒤에 있는 선수하고 접촉을 문제 삼았는데 뒤에 있는 선수는 일단 추월을 당한 상태였고 오히려 그 앞에 있는 중국 선수가 몸을 들이댔더라면 약간의 논란의 여지는 있을 수 있었지만 앞에 있는 선수하고는 접촉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추월을 완벽하게 당한 선수가 뒤늦게 손을 자기가 갖다 대고 방해를 받은, 지장을 입은 것처럼 제스처를 취했다”며 “그것은 심판들도 비디오를 돌려보면 알 수 있는 부분인데 그건 작정하지 않고서야 그렇게 판결을 내리기가 힘든데 너무 지나쳤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심판이 늦은 레인 변경으로 인한 충동 유발이라고 판정한 것에 대해선 “무리하게 들어갔다는 건데 중요한 건 무리하게 들어가든 무리하게 들어가지 않든 접촉이 없으면 되는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홈 팀에 유리하게 판정 내린다는 걸 저희도 어느 정도 예상을 했고 받아들일 수 있는데 이번 건은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준서의 실격에 대해서는 “정상적인 코스를 타지 않고 약간의 변형된 코스로 인해서 상대방에게 방해를 줬다. 그러니까 이준서 선수가 코너를 나오는 과정에서 안쪽으로 헝가리 선수가 추월을 시도하려고 하는 찰나에 지나치게 왼쪽으로 들어가면서 그 선수의 상체를 아예 받아버렸다는 것인데 정상적으로 보면 실격을 안 줄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전 감독은 “국제빙상연맹 심판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룰에 대해서 강습을 매년 해주는데 이게 레슨을 얘기를 들어본 거에 비하면 그건 그거 하고 조금은 맞지 않은 판결이 나온 것”이라며 “내가 알기로도 평창올림픽 때 중국 감독이 ‘베이징에서 한번 보자’고 했다는데 굉장한 준비를 하지 않았나 싶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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