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 상상력이 풍부한 8살 소년이 직접 그린 그림책을 도서관 서고에 몰래 꽂아뒀다가 대출 대기 인원만 100명이 넘는 인기 도서가 됐다고 7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이 보도했다.
미국 북서부 아이다호주 보이시에 사는 초등학교 2학년 딜런 헬비히(8)는 지난해 말 할머니 손을 잡고 공립 도서관을 찾았다. 헬비히는 4일 동안 쓰고 그려 완성한 88쪽 분량의 그림책을 도서관에 몰래 두고 왔다.
이를 해당 도서관 사서가 책을 발견해 현재는 도서관 소장 도서로 정식 등록을 마친 상태며, 7일 기준 대출 예약자가 135명에 달한다고 전해졌다. 예약자들이 모두 최장 대출 기간인 4주씩 해당 도서를 대여한다고 가정할 시, 향후 최대 11년간의 대출 예약이 모두 완료된 셈이다.
헬비히의 부모는 헬비히가 도서관에 책을 두고 온 당일 “도서관에 책을 놔뒀다고 말해서, 도서관에 전화를 걸었다”며 “분실물 보관소에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직원들이) 내용을 비롯한 그 책 자체를 좋아했다”고 회상했다.
헬비히의 책을 처음 발견한 사서는 “귀엽다고 생각했다. 그 안에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들어갔는지, 그 정성에 반했다”라며 “(그 책은) 이 도서관에서 폭발적으로 인기였다”고 전했다.
해당 도서관 인기도서가 된 헬비히의 책은 ‘딜런 헬비히의 크리스마스 모험’이라는 제목으로 주인공 딜런이 1621년 추수감사절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라고 CNN은 전했다. 헬비히는 책의 주인공 이름을 자신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도서관 관계자는 해당 도서의 문법이나 맞춤법은 정말 말도 안 되는 부분이 많지만, 헬비히의 상상력이 정말 놀랍다고 평했다.
앞서 헬비히의 부모는 상상력이 풍부한 헬비히가 5~10쪽 분량의 만화책을 만들기도 했다며, 도서관에 비치한 책은 헬비히의 생애 첫 장편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헬비히는 영어로 도서관을 뜻하는 단어인 ‘라이브러리(library)’를 ‘리브러리(li-brary)’라고 발음하지만, 지난해 말 도서관에 책을 두고 올 때는 소설과 논픽션은 잘 구분해 정확히 소설 칸에 꽂아두고 왔다고 외신은 전했다.
현재 헬비히의 책은 만화 소설 칸에 비치한 상태로 도서관에 출판업자들의 출간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후문이다.
출간 의사를 묻어보면 헬비히가 매우 수줍어한다고 CNN은 전했다. 이에 도서관 관계자는 “헬비히 가족이 출판을 결심했는지는 확실히 모른다”라며 “출판을 제안하는 연락이 많긴하다”라고 했다.
지난해 말 해당 도서관에서 어린 소설가를 위한 ‘후디니 상’까지 받은 헬비히는 “40살이 되면 글을 그만 쓸 거다”라며 “그땐 게임을 만들 것”이라고 미래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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