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선에서 한국의 황대헌과 이준서가 연달아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탈락하자 반중(反中) 여론이 커지고 있다.
윤홍근 한국 선수단장은 8일 대회 메인미디어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포츠는 페어플레이가 담보돼야 한다. 이 경기를 지켜 본 전 세계 80억 인류 전원이 심판”이라며 “가능한 방법을 모두 찾아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쇼트트랙 판정에 대해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에서 선수단을 귀국시키는 등 대회를 보이콧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온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이 국제 스포츠 분쟁 문제를 다루는 CAS에 제소하기로 결정한 건 18년 만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도 “(쇼트트랙은) 일정한 몸싸움이 허용되고 선수들이 넘어지는 경우도 많다. 쇼트트랙에서 심판 판정과 실격이 이상한 일이 아니지만 이번 올림픽에서 심판 판정은 중국이 메달 3개를 따는 데 도움이 돼 논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정부 대표 자격으로 올림픽에 참석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다른 나라 관계자들이 ‘스캔들’이라는 표현까지 쓴다. (판정에 대한 불만이) 우리만 느끼는 감정이 아니다”라며 중국 측을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그는 개회식 ‘한복 논란’에 대해선 “중국 정부에서 한복을 중국옷이라고 주장한 적은 없었다. 정부 대표로서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해 저자세라는 비판을 받았다.
반중 여론이 커지자 주한 중국대사관도 이례적으로 입장문을 내고 “중국 측은 한국의 역사 문화 전통을 존중하며 한국 측도 조선족을 포함한 중국 각 민족 인민들의 감정을 존중해 주기를 바란다. (한복 같은) 전통 문화는 한반도의 것이며 또한 중국 조선족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양국이 함께 노력해 각 분야에서의 협력을 심화하고 양국 국민 간의 우호 감정을 촉진해 양국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발전시켜 나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여야 대통령 후보도 우려를 나타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올림픽의 기본정신이 공정성인데 이걸 훼손해 가면서 (메달을 따는 게) 중국 국익에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지구촌 화합을 해치는 것”이라고 했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도 “이번 올림픽을 보고 우리 아이들이 공정이라는 문제에 대해 많이 실망하지 않았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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