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서 탈북한 북한 적공국 장교 北영사관에 억류중

북한 적군와해공장국 산하 563부대 126부 소속 최금철 상위가 넉달째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북한 영사관에 의해 감금돼 있다고 미국의 소리(VOA)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평양 금성학원과 김책공대 박사원 출신으로 정보기술(IT) 암호화 전문가로 알려진 최상위는 2019년부터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적공국 지국에 파견돼 외화벌이와 정보활동을 병행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지 소식통들은 최상위가 내부 책임자와 불화를 겪는 와중에 김정은 정권에 미래를 기대하기 힘들다며 지난해 7월 탈출해 모스크바의 유엔난민기구(UNHCR)에 망명 신청을 준비하던 중 지난해 9월20일 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차로 1시간 거리인 라즈돌노예에서 러시아 경찰 5명에 체포된 뒤 실종됐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7,8,9월 석 달을 안심했는데 9월20일 문자가 왔어요. 밖에 경찰 5명이 와 있다면서 살려달라고 했는데 그 뒤부터 연락이 안된다”고 말했다.

VOA는 자체 입수한 최상위의 여권 복사본과 러시아 입국 비자, 신상 내역, 소식통들과 소통한 메시지 등을 종합해 33살의 최상위가 북한 IT 인력을 가르칠 정도의 전문성을 지니고 정찰총국과 함께 북한 대외 사이버전의 두 축을 이루는 적공국의 해외 활동에 깊이 관여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지 소식통들이 확인한 결과 러시아 경찰이 최상위를 북한측에 인계했으며 현재 블라디보스토크 북한 영사관이 관리하는 건물에 북한 유학생 등과 함께 최소 3명이 구금돼 있다. 북한은 코로나 팬데믹을 이유로 해외 주재 북한인들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어 이들이 북한으로 송환되지 못하고 있다.

소식통은 최상위가 북한 적공국의 해킹과 반탐활동에 대한 정보를 많이 가진 때문에 그의 체포에 큰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른 소식통은 지난 넉달 동안 최상위 석방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실패했다며 러시아 정부가 최상위를 송환하는 것을 막기 위해 그의 신상과 배경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상위가) 해외에 여러번 나왔다. 중국에도 근무했는데 북한이 변하는게 없고 김정은 정권에 자기의 청춘을 희생하고 싶지 않다고 하더라. 자유세상에서 행복하게 잘 살고 싶은 게 꿈이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러시아 정부는 중국과 달리 탈북민이 난민 신청을 할 경우 범죄 혐의가 없는 한 북송하지 않고 국제법과 인도적 절차를 준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극동지역의 러시아 경찰과 당국은 뇌물을 받고 탈북민을 체포해 북측에 넘기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결의에 따라 러시아내 북한 노동자는 2019년 말까지 북한으로 돌아가도록 돼 있으나 수천~1만명 이상이 유학 및 관광비자 등 편법을 동원해 러시아에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