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외국 자본의 투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는 여행 규제가 완화되고 미국 경제 회복이 가시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WSJ는 시장 분석업체인 리얼캐피털 애널리틱스 자료를 인용해 외국의 연기금과 국부펀드 등 기관투자가들이 지난해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708억 달러(약 84조6000억 원)어치를 구입했다고 전했다. 이는 팬데믹이 터진 2020년에 비해 거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2018년의 946억 달러(약 113조 원) 이후 가장 많은 금액이기도 하다. 국가별로는 캐나다와 싱가포르, 한국, 영국 등 순으로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 적극 나선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부동산 종류도 달라졌다. 팬데믹 이전에는 외국 투자자들이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등 대도시에서 사무용 빌딩이나 호텔 등을 집중적으로 매입했다. 이와 달리 지난해에는 창고나 임대아파트, 그리고 제약회사 등 특정 업종을 위한 오피스 빌딩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런 종류의 부동산은 글로벌 저금리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률을 낼 수 있어 인기를 끌었다.
지역별로는 과거 인기를 끌었던 동서부의 해안 지역보다는 남동부 ‘선벨트’ 지역 등을 선호했다. 비(非)대도시권 부동산에 대한 투자 비중도 2019년 전체의 53%에서 지난해 64%까지 높아졌다. WSJ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대형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이 댈러스, 샬럿, 덴버, 내슈빌, 오스틴 등 성장세가 높고 상대적으로 세금이 낮은 시장으로 옮겨 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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