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학살올림픽’ 트윗 열어보니 엉뚱한 콘텐츠… 왜?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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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중 계정이 관련 해시태그 장악… 中 인권탄압 비판 검색 어렵게 해
트위터측 “中지원받는 계정 파악”

4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올림픽 오륜기와 중국 오성홍기가 게양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4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올림픽 오륜기와 중국 오성홍기가 게양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중국의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에 대한 인권 탄압을 비판하는 트위터 해시태그를 친중 성향의 계정이 장악해 관련 게시물이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해당 해시태그를 본래 주제와는 다른 콘텐츠와 같이 쓰면서 인권운동가들의 중국에 대한 비판을 ‘물타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클렘슨대 미디어포렌식허브는 지난해 10월 20일부터 올해 1월 20일까지 3개월간 ‘#GenocideGames(집단학살 올림픽)’라는 해시태그를 사용한 트윗이 13만2000건 이상 올라왔다고 밝혔다. 이 해시태그는 서방 인권운동가들이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중국의 소수민족 인권 침해를 규탄하기 위해 사용해왔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중국 당국의 신장 지역 인권 탄압을 ‘집단 학살’(genocide)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이 해시태그를 사용한 트윗 중 상당수가 중국의 인권 침해 비판이라는 의도와 달리 아예 다른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는 것이다. 미디어포렌식허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부터 자동 생성된 계정들이 이 해시태그를 달아 스팸과 다름없는 게시물을 대규모로 올리기 시작했다.

‘해시태그 홍수’(hashtag flooding)라고 불리는 이 전략은 트위터 사용자들에게 일부러 전혀 관련이 없는 콘텐츠를 대거 노출시킴으로써 유명 해시태그의 효과를 희석하는 수법을 말한다. 이를 통해 주제와 무관한 게시물을 쏟아내 인권 운동가들이 올리는 게시물을 찾기 어렵게 만들고, 트위터 자체 모니터링 시스템이 해당 해시태그를 스팸으로 인식해 게시물을 삭제하도록 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GenocideGames’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올라 온 13만 여 건의 트윗 가운데 약 67%는 트위터의 스팸 정책에 따라 삭제돼 더 이상 볼 수 없는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이 해시태그를 사용한 계정의 70%는 팔로어가 단 한 명도 없었다. WSJ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이들 계정은 중국 인권 문제와 관련 없는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나 연애 관련 내용들을 다룬다. 트위터 관계자는 WSJ에 “지난해 12월 중국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보이는 계정을 처음 파악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국에서는 강제노동으로 제품이 생산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하기 위해 해당 기업이 감사를 받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집단학살올림픽#트윗#엉뚱한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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