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탈리아에서 한 독거노인이 의자에 앉은 채 숨진 뒤 2년가량 방치돼 미라 상태로 발견됐다고 9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이 보도했다.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 꼬모 소재 한 주택에서 경찰이 독거노인 마리넬라 베레타(70)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전해졌다. 베레타가 식탁 의자에 앉아 사망한 지 2년이 지나, 자연적으로 미라가 된 채였다.
당시 해당 지역에 강풍이 일어 베레타 정원의 나무가 뽑힐 위험이 있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집주인을 만나려고 집에 진입하다 베레타의 유품에 걸려 넘어졌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현재 수습된 베레타의 유골은 안치실에 보관 중이며, 당국은 고독사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알려졌다.
생전에 베레타를 돌보는 친인척이 한 명도 없었으며, 이웃에서는 그가 2019년 11월 이후 모습을 보이지 않아 코로나19 팬데믹(전세계 대유행) 중에 이사를 했다고 여겼다며 현지 매체는 전했다.
초고령 사회로 알려진 이탈리아는 유엔 조사에서 2019년 기준 인구 22.8%가 65세 이상으로 나타나, 28.2%를 기록한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이에 더해 2018년 이탈리아 통계청 자료를 보면 75세 이상 노인 인구 40%가 홀로 살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유사시 도움받을 친인척이 없다고 응답했다.
엘레나 보네티 이탈리아 기회균등부 장관은 소셜미디어(SNS) 페이스북에 “마리넬라 베레타에 벌어진 일과 그 잊힌 외로움에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우리는 연대를 희망하는 공동체로서 (베레타의) 삶을 기억할 의무가 있다”며 “누구도 홀로 남겨져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베레타는 의인화된 고독(의 형상)이었다”며 “이탈리아인 대다수는 여전히 번잡한 대가족이 농촌에 살던 시절을 기억하지만, 현대에는 가족이 줄어들어 사람이 홀로 죽고 홀로 살아간다”고 이탈리아 최대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 1면 기사에서 보도했다.
가디언은 이탈리아 일간 메사게로를 인용해 “닫힌 대문 뒤로 베레타의 보이지 않던 삶(이 주는) 수수께끼는 우리에게 끔찍한 교훈을 가르친다”며 “진정한 슬픔은 타인이 그의 죽음을 알아채지 못한 게 아니라, 베레타가 살아있던 것을 실감하지 못한 데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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