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고, 자가격리도 없앤다…미국·유럽, 방역지침 속속 해제

  • 뉴시스
  • 입력 2022년 2월 10일 11시 17분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이 유행이 소강상태에 접어든 미국과 유럽이 방역 지침 해제에 나서고 있다.

뉴욕주를 포함한 미국 상당수 주에선 마스크 착용 해제에 나섰으며, 영국은 이달 중 방역 규제를 전면 종료할 방침이다.

◆뉴욕·일리노이, ‘마스크 종료’ 합류…“추세 긍정적”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이날부터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 지침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변경된 지침에 따라 식당 등 사업자는 손님에게 백신 완전 접종 증명이나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지 않아도 된다. 마스크 지침은 10일 종료를 앞두고 있었으며, 뉴욕주는 지침을 갱신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학교 내 마스크 의무 착용은 유지되며, 지침이 만료되는 오는 21일 전 갱신이나 종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요양 시설, 보호소, 대중교통 등 일부 공공시설에서도 마스크 의무 착용이 유지된다.

호컬 주지사는 “확진자와 입원율 감소에 따라 마스크를 해제해도 된다고 느낀다”며 “(코로나19와) 싸움은 끝나지 않았으며, 항복이나 무장 해제 하는 것도 아니다. 추세가 긍정적인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일리노이도 이달 말까지 실내 마스크 착용 지침을 해제할 방침이다.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는 “팬데믹 이후 입원율 감소 속도가 가장 빠르다”며 “이 추세가 이어지면 오는 28일 일리노이주 실내 마스크 의무화를 종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학교와 교도소, 요양원, 의료시설, 대중교통 등에는 지침 적용이 이어질 예정이다.

앞서 캘리포니아, 코네티컷, 뉴저지, 펜실베이니아, 오레건, 델라웨어 등에서도 최근 코로나19 상황 개선에 따라 마스크 지침을 해제했다.

방역 당국도 코로나19 상황 개선에 따라 마스크 지침 개정을 검토 중이다. 로셸 월렌스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현시점 추세에 따라 지침에 대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국민들이 마스크 착용에 피로감을 느끼는 점을 이해한다”며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는 점을 확실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영국 “이달 중 방역 지침 완전 해제”…유럽 각국 ‘위드 코로나’

오미크론이 가장 먼저 대유행한 유럽에선 확산세가 감소 국면에 들어서자 ‘위드 코로나’(코로나와 살아가기)에 돌입하고 있다.

덴마크는 지난 1일자로 방역 지침 대부분을 해제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당시 “방역 제한에 작별을 고하고, 팬데믹 전 우리가 알던 일상을 환영하자”고 밝혔었다.

스웨덴도 9일부터 실내외 모임 인원 제한과 행사 참가자들에 대한 백신 접종 증명 의무 등을 해제하기로 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도 야외 마스크 착용을 종료하기로 했다.

지난 2일부터 야외 마스크 의무 착용 등 방역 지침 단계적 종료에 나선 프랑스는 이르면 다음달 말 ‘백신패스’ 제도 운영을 종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이날 “전염병이 물러나고 있다”며 “3월 초에서 4월 말 술집, 식당, 스키 리프트, 관광지, 장거리 기차 등에 적용된 백신 패스를 해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독일 대부분 주에선 식료품점 등 비필수 상점 방문 시 백신 접종 증명서를 요구하는 ‘2G’ 지침을 해제한 상태로, 연방정부는 오는 16일 올라프 숄츠 총리 주재로 16개주 회의를 열어 연방정부 차원에서 지침을 종료하는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고무적인 현 추세가 계속된다면, 양성 판정 시 자가격리에 대한 법적 요건을 포함해 남은 국내 방역 지침을 한 달 일찍 종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은 마스크 착용 등 방역 규제를 대부분 해제한 상태로, 다음달 24일 만료되는 확진자 자가격리에 관한 법적 규정만 남아 있다.

◆방역 지침 해제 시기상조 우려도…“마스크 착용 여전히 권고”

다만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은 방역 지침 해제는 시기상조일 수 있다며 경계하고 있다.

월렌스키 CDC 국장은 마스크 지침 해제를 검토 중이라면서도, 현재로선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다고 했다.

월렌스키 국장은 “여전히 입원율과 사망률이 높다”면서 “현 추세에 고무된 건 맞지만, 아직 거기에 다다르지 않았다”며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연방 공중보건 지침을 준수해 권고를 따르도록 주지사들에게 전달하고 있다”며 “다만 각자 지역사회에 최선이라고 느끼는 결정을 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제니퍼 누조 존스홉킨스대 전염병학 교수는 “마스크 의무 착용 득실은 과학 (영역이) 아니다”라며 “데이터, 전략적 및 정치적 요소가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도 지난 1일 정례 브리핑에서 “어느 나라든 항복이나 승리를 선언하기엔 시기상조”라며, 방역수칙을 계속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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