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셜미디어서비스(SNS)들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 선수들을 향한 악플 수만 개를 삭제하고, 관련 계정 수천 개를 정지시켰다.
홍콩 ‘명보’ 1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는 전날 성명을 통해 베이징올림픽 관련 게시 글 4만 1473개를 삭제하고, 850개의 계정을 정지했다고 발표했다.
웨이보는 지난 8일에도 1000여개의 계정을 정지시켰다며, 베이징올림픽 출전 선수들을 모욕하거나 공격한 계정 2000여개가 30일간 혹은 영구 정지됐다고 밝혔다. 웨이보는 “감정적인 말은 선수들의 부담을 가중할 뿐이다. 실수에 대해 선수들을 공격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짧은 동영상 플랫폼인 ‘더우인’과 ‘콰이서우’ 등도 전날 6780개의 영상과 글을 삭제하고 331개의 계정을 정지시켰다고 발표했다.
더우인은 “동계올림픽 선수들은 승리의 영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결과와 관계없이 그들은 존중받아야 한다. 모두가 이성적으로 발언하며 비난을 자제하고 응원을 더 해 동계올림픽을 위한 좋은 분위기를 조성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콰이서우도 “올림픽을 인터넷에서 문제를 일으킬 기회로 삼지 말라”면서 4538개의 영상과 글을 삭제하고 325개의 계정을 폐쇄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중국 SNS들의 악플 삭제는 지난 6일 중국 피겨 국가대표 선수 주이(朱易·19)가 경기 중 실수를 한 것에 대해 누리꾼들이 테러에 가까운 비난을 퍼부은 것에 따른 것이다. 웨이보는 주이를 공격한 93개 계정을 정지시키고, 게시물 300여 개를 삭제했다.
미국 태생인 주이는 2018년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중국으로 귀화한 뒤 중국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하지만 경기에서 실수를 연발한 뒤 중국 누리꾼들에게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주이는 경기를 마친 후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웨이보에는 ‘주이가 넘어졌다’는 해시태그가 조회 수 3억 회를 기록했으며, 귀화한 주이에게 “애국심보다 중국어를 먼저 가르쳐야 한다” 등의 인신공격성 댓글이 속출했다.
중국 매체들도 주이에 대한 악플 진화에 나섰다. 중국 관영 신화 통신은 7일 “주이가 중국어를 못한다거나 중국 언론의 인터뷰를 거절했다는 등의 루머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옹호했고, 인터넷 매체 ‘펑파이’도 논평을 통해 “주이를 응원한다. 힘내라 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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