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우던 고양이를 축구공처럼 발로 걷어차는 영상으로 논란이 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수비수 커트 주마(27)가 자국 프랑스에서 4억 원의 벌금형은 물론 최대 징역 4년 형에 처할 위기에 놓였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웨스트햄은 “주마에게 2주 치 주급에 해당하는 25만 파운드(한화 약 4억 원)를 벌금으로 부과했으며, 주마의 의사에 따라 벌금은 동물자선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마는 또 고양이 학대 혐의로 파리에서 고소장이 접수되기도 했다. 프랑스 형법 113조 6항에 따라 프랑스 국민은 해외 범죄행위로도 기소될 수 있다.
2021년 도입된 강력한 동물보호법은 동물 학대 행위에 대해 최대 4년 징역형과 5만 파운드(약 8100만 원)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주마의 경우처럼 자신의 반려동물이거나 타인 앞에서 동물을 학대했을 땐 가중처벌된다.
아디다스 등 일부 기업은 곧바로 주마와 스폰서 계약을 중단하거나 철회했다. 보험·투자 업체인 바이탤리티, 관광 관련 업체인 익스페리언스 키시미도 웨스트햄과의 후원 계약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비난 여론이 확산하자 주마는 성명을 통해 “용서받지 못할 행동이었다. 그 어떤 변명도 하지 않겠다”며 “진심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현재 고양이 두 마리는 건강하다. 두 번 다시 이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확산한 영상에 따르면 주마는 의자에 앉아있던 고양이를 데려와 바닥으로 떨어뜨림과 동시에 발로 ‘뻥’ 걷어찼다. 고양이는 경기를 일으키며 달아났고, 영상을 찍는 사람은 낄낄대며 웃었다.
고양이를 향해 여러 차례 신발을 집어던지기도 했다. 고양이는 부리나케 도망가 테이블 밑으로 몸을 숨겼지만 그는 집요하게 쫓아가 괴롭혔다.
한 아이가 고양이를 거칠게 잡아 테이블 위로 올리자 주마가 팔을 크게 휘둘러 고양이를 때리는 장면도 포착됐다. ‘퍽’ 소리와 함께 고양이는 테이블 밖으로 날아갔고, 아이는 그런 고양이를 다시 쫓아갔다.
해당 영상은 주마의 형제가 찍어 스냅챗에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을 본 사람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주마의 처벌을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에 30만 명이 동의하기도 했다.
동물복지단체 영국동물학대방지협회(RSPCA)는 주마가 키우던 고양이 2마리를 맡아서 보살피고 있으며, 경찰 협조하에 이번 사안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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