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물가 7.5%올라 인플레 비상, “식탁서 스트레스… 기름값 낮출것”
연준 일각 “상반기 금리 1%P 올려야”… 한국도 경제수장들 한자리 모여
국고채 추가 매입 등 물가 안정 논의
미국이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겪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죽기 살기(like a devil)로 물가를 잡겠다”고 밝혔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선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올해 상반기(1∼6월) 금리를 1%포인트 올려야 한다는 발언까지 나왔다.
미국 물가 쇼크와 금리 인상 우려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한국 재정·통화·금융 당국 수장들은 11일 올해 첫 확대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 바이든 “식탁 위 스트레스” 인정
바이든 대통령은 10일(현지 시간)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7.5% 올랐다는 발표 직후 성명을 내고 “(물가 상승으로) 미국인이 (써야 할) 예산이 늘어나 식탁에서 실질적인 스트레스를 받는 수준”이라며 “물가 상승에 대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물가지수가) 상승했지만 올해 말에는 물가상승률이 현저하게 낮아질 수 있다는 예측이 계속 나온다”며 “정부는 물가와의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버지니아주 컬페퍼의 한 대학을 방문해서는 “기름값을 낮추기 위해 죽기 살기로 일하겠다”며 “공급망을 강화해 에너지와 다른 제품 가격을 낮추겠다”고 말했다.
미국 1월 CPI 7.5%는 1982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 폭이다. 체감물가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에너지와 식품 물가가 급상승했다. 연료유는 1년 전보다 46.5% 상승해 가장 많이 올랐고 휘발유 40.0%, 전기·가스 13.6%, 식료품 7.0%를 기록했다.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물가 급등에 미국 금리 인상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의 대표적인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꼽히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7월 1일까지 금리 1%포인트 인상을 원한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7월 전까지 세 차례 열린다. 불러드 총재의 발언은 적어도 한 번은 파격적으로 금리를 0.5%포인트 올려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나스닥지수는 304.73포인트(2.1%) 떨어진 14,185.64에 장을 마감했다.
○ 정부 “상반기 물가 안정 주력”
11일 확대거시경제금융회의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등이 참석했다. 경제 수장 4명이 한자리에 모인 건 지난해 9월 30일 이후 4개월여 만이다.
이들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국제유가 상승, 식품 가격 인상 등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크게 확대되는 것을 우려하며 상반기 물가 안정에 주력하기로 했다.
특히 미국 등 주요국의 긴축 움직임 속에 국채 금리가 치솟자 한은은 시장 안정을 위해 국고채 추가 단순 매입에 나서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증가세를 안정화하고 3월 말 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 조치가 종료될 가능성에 대비해 연착륙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금융 변동성 확대 등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가계부채와 자영업자, 제2금융권 같은 ‘약한 고리’를 중심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는 4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11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4.22포인트(0.87%) 하락한 2,747.71에 거래를 마쳤다. 기관이 4634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하락세를 이끌었다. 코스닥지수는 2.04% 급락한 877.42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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