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 전쟁위기 고조…울고웃는 산업계

  • 뉴시스
  • 입력 2022년 2월 15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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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산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글로벌 공급망 불안에 더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고 서방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봉쇄에 나설 경우 금융시장 불안은 물론 에너지·원자재 폭등, 곡물가격 상승 등으로 시장에 심각한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 러시아, 우크라이나 교역 규모는 각각 273억달러, 9억 달러로 전체의 2.2%, 0.8%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원유·가스·광물 등 글로벌 공급망에 충격이 발생할 경우 무역의존 비중이 높은 국내 기업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당장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사업을 벌여온 기업들은 전쟁이 발발할 경우 당장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에 법인·지사를 두고 있는 우리 기업은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종합상사, 포스코인터내셔널, 한국타이어, 에코비스, 오스템임플란트 등으로, 이들 기업의 현지 주재원도 정부 조치에 따라 대부분 철수했다.

현지 판매 법인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주재원 가족들을 먼저 귀환 조치한 데 이어 현지에 남겨둔 직원들도 귀국 등 철수 조치를 완료했다. 일부는 해외 다른 지역에 임시 재배치되거나 한국으로의 이동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에서 사업을 벌여온 상사업계 역시 충격을 받을 수 있다. 포스코인터는 우크라이나 흑해 연안에 연간 250만t 규모의 곡물수출터미널을 운영, 유럽연합(EU)과 중동·북아프리카 및 아시아 지역에 옥수수·밀 등을 판매해왔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우크라이나에서 상용차 판매와 고속철 사업 등을 추진해왔으며, 현대로템과 함께 20조원대의 우크라이나 고속철 사업 참여를 타진해왔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 13일 우크라이나 전 지역에 여해경보 4단계(여행금지)를 발령한 후 주재원 8명과 가족 9명이 모두 임시대피한 상황”이라며 “인접국가인 터키로 가거나 서울로 들어온 인원도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 역시 이번 사태로 국제사회의 강도높은 경제제재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에서 가전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LG전자도 모스크바 외곽에 TV와 세탁기 공장을 가동 중이다. 양사는 러시아에서 세탁기, 냉장고 등 주요가전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지난해 러시아와 주변국에서 4조원대 매출을 거뒀다.

현대차 역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공장을 운영, 연간 2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해 러시아와 인접 국가에 판매하고 있다. 국경지역과는 거리가 멀어 물리적 충격을 받을 가능성은 낮지만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현실화할 경우 수출이 막히고 현지판매가 위축돼 심각한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

충돌이 현실화하며 환율·에너지 가격이 요동치고 원자재 가격이 폭등할 경우 국내 산업계는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특히 국내 반도체 업계는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네온·팔라듐 등 희귀 소재를 러시아·우크라이나에서 주로 수입하고 있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유·가스·광물 등 공급망이 불안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식량·방산업체 등 일부 기업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수혜를 입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유전과 가스전을 보유하고 있는 상사·발전 기업들, 해외농업개발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수혜를 볼 것으로 관측된다”며 “정유업계 역시 저유가일 때 사들였던 원유 비축분의 가치가 상승하며 재고 평가 이익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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