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70)이 15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64)와 정상회담 후 밝힌 메시지다. 이와 함께 이날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 배치됐던 러시아군의 부대 일부가 ‘훈련 종료’를 이유로 원대 복귀하면서 16일 러시아 침공 우려 및 군사충돌 위기가 완화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졌다. 반면 러독 회담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국방부와 은행 등이 이날 사이버 공격을 받으면서 사태가 계속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 푸틴-숄츠 회담 “외교적 방법 찾기, 유효하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과 숄츠 총리는 이날 정상회담을 열고 우크라이나 사태와 서방과 러시아 간 긴장완화 방안을 논의했다. 회담 후 공동회견에서 푸틴은 “러시아가 전쟁을 원하느냐. 당연히 아니다”라며 “우리가 협상 과정을 제안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푸틴은 이어 미국이 주장한 ’16일 우크라이나 침공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 러시아는 각각의 상황이 어떻게 되냐에 따라 행동하겠지만 서방 파트너들과 합의를 원한다“고 말했다. 특히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러시아 인접 나토 회원국 내 미사일 문제 등에 대해 서방과 외교적 협상을 통해 해결책을 빠른 시간 내에 찾길 원한다고 푸틴은 강조했다.
다만 그는 ”하지만 러시아의 요구에 대한 (서방의) 건설적인 대응이 아직까지 없다“며 서방으로 책임을 돌렸다. 푸틴 대통령은 친러시아 반군과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교전 중인 동부 돈바스 지역 상황에 대해서도 ”집단학살(genocide)“이라며 민스크 협정을 통해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015년 체결된 민스크 협정은 돈바스 지역의 무력 분쟁을 종식하기 위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의 중재 아래 체결한 평화협정이다.
이날 러시아 하원인 국가두마는 돈바스 지역 내 분리주의 반군이 세운 공화국들의 독립 승인을 요청하는 결의안을 표결을 통해 통과시켰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러시아 정부가 돈바스 분리주의 공화국들의 독립을 승인하면 이를 러시아의 ’민스크 협정‘ 탈퇴로 받아들이겠다“고 경고했다.
그간 돈바스 지역 내 친러 세력의 독립과 러시아인에 대한 공격을 빌미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는 예측이 계속돼왔다. 이날 하원의 결의안으로 돈바스 지역 내 군사충돌 우려가 제기되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돈바스 지역 내 친러 공화국 독립을 인정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푸틴의 발언에 대해 숄츠 총리는 이날 회견에서 ”유럽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긴장을 완화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우크라이나 사태를 외교적으로 해결할 가능성은 전혀 소진되지 않았으며, (해결) 방법 찾기는 가능하다“고 회답했다.
특히 숄츠는 이날 ’국경지대에서 훈련을 마친 남부군관구, 서부군관구 소속 부대가 원래 주둔하던 기지로 복귀를 시작할 것‘이란 러시아 국방부의 발표를 언급하며 ”좋은 소식으로, 더 많은 (좋은) 소식이 뒤따르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유럽과 러시아의 안보는 상호보완적이라고 강조했다.
● 서방 ”아직 러시아군 복귀 움직임 없어“… 우크라 정부 ”러시아가 또 사이버 공격“
두 정상은 이날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천연가스관인 ’노르트 스트림2‘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푸틴 대통령은 ”노르트 스트림2’ 사업은 경제적이며 친환경적“이라며 ”가스관이 가동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등 서방이 요구하면 우크라이나 경유 유럽행 가스관도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유럽이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은 점을 이용해 푸틴이 에너지를 무기화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7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러시아와 독일이 진행한 노드스트림2 사업을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날 러시아-독일 회담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군사충돌 위기가 전혀 완화되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 군이 기지로 복귀한다’는 러시아 국방부 발표에 대해 우크라이나 정부와 나토와 미국은 ”아직까지 국경지대에 러시아 군대가 복귀하고 있다는 증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드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실제로 러시아 군의 철수 모습을 확인해야 (러시아 정부의) 말과 군사 충돌 완화를 믿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이날 스카이뉴스 방송 인터뷰에서 ”영국 정보당국이 파악한 바로는 상황이 고무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존슨 총리는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을 접한 벨라루스에 야전 병원을 세우고 있으며. 이는 침공을 준비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영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방안을 위한 긴급안보회의를 개최했다.
여기에 이날 우크라이나 국방부 웹사이트 등이 ‘사이버 공격’을 받으면서 긴장이 더욱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사이버보안센터는 이날 오후 ”국방부 웹사이트, 프리바트 은행, 오샤드 은행 등이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그 배경으로 ”러시아가 공격의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은 서방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앞서 사회 중요 기반시설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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