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백악관 기밀문서 퇴임 전 사저로 빼돌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20일 15시 29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퇴임 당시 주요 백악관 기밀문서를 사저인 남부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로 빼돌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18일 보도했다. 법에 따라 퇴임 전인 지난해 1월 이 문서들을 미 국립기록관리청으로 이관해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가져갔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북-미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주고받은 친서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기록관리청은 이날 하원 감독위원회에 보낸 서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할 때 상자 15개 분량의 백악관 기록물을 마러라고 리조트로 반출했다. 그 안에 국가안보 기밀로 표시된 문서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행위가 대통령 기록물법, 미 연방법 등을 위반한 것이어서 법무부와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빼돌린 물품에는 그가 집권 중 각국 정상에게 받은 기념품, 선물, 편지 등도 있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후임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위해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오벌 오피스)에 남겼던 편지, 일명 ‘러브레터’로 불리는 김 위원장의 친서도 포함됐다. CNN 등에 따르면 매기 하버먼 NYT 기자는 10월 발간할 트럼프 전 대통령 관련 저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측근들에게 자신이 퇴임 후에도 김 위원장과 접촉을 유지하는 유일한 외국 지도자라고 말했다고 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기록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줄곧 비판받아 왔다. 10일 정치매체 더힐은 그가 집권 시절 중요 문서를 수시로 찢어 백악관 내 화장실 변기에 버렸다고 폭로했다. 그의 퇴임 직전인 지난해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이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해 미 의회에 난입한 사태에 관한 각종 문서와 통신 기록물 역시 상당수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심각한 연방법 위반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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