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정상회담 원칙적 합의… 美 “러, 침공 안해야 성사” 조건 내걸어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21일 1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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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회담 성사될지 불투명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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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긴급 정상회담 개최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다만 미국이 ‘러시아가 침공하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제시해 실제 회담이 성사될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프랑스 대통령궁인 엘리제궁은 20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에게 미-러 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했다. 양측이 원칙적으로 수락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지 않을 때만 회담이 가능하다’고 밝혔다고도 전했다. 이날 마크롱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1시간 45분, 바이든 대통령과 15분 씩 통화했다.

이어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 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또한 CNN에 출연해 “탱크가 실제로 굴러가기 전까지 푸틴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다면 모든 기회를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4일 유럽에서 만나 양국 정상 회담의 준비 작업을 논의하기로 했다.

러시아 대통령실 크렘린궁도 이날 “푸틴 대통령이 외교적 해결 방안의 필요성에 동의했다”며 회담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이날 마크롱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긴장 고조의 원인은 친러 반군과 정부군이 교전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에서 정부군이 도발했기 때문”이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해 돈바스 도발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러시아 역시 나토에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이라는 사실상의 (협상) 전제 조건을 내건 셈이라고 프랑스 르몽드는 진단했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및 나토의 동진(東進) 금지라는 러시아의 기존 요구도 미국과 서방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아 회담 성사에 상당한 장애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미-러 정상회담의 구체적 시기와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모든 증거 또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의도가 분명함을 시사한다”며 이번 회담 성사를 위한 노력이 양측의 “마지막(last-minute) 외교”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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