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이 캄보디아에서 장기를 적출당하거나 실종되는 사건이 잇따르자 당국이 캄보디아 취업 주의보를 내렸다. 최근에는 한 남성이 캄보디아로 납치된 후 상당한 양의 피를 강제로 뽑히다 탈출하는 일까지 일어났다.
19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장쑤성 출신 리 씨(31)는 지난해 6월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지인의 소개로 중국 남부 광시 좡족 자치구로 갔다가 누군가 건넨 음료를 마시고 정신을 잃었다.
이후 깨어난 리 씨는 중국이 아닌 캄보디아에 있었다. 그를 납치한 조직은 인터넷 사기 가담을 요구했지만 이에 응하지 않자 지난해 8월부터 리 씨의 몸에서 350~700㎖의 피를 총 7차례 뽑아 판매했다.
그는 이달 초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했다. 리 씨는 캄보디아 주재 중국대사관의 도움으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발견 당시 그의 온몸에는 멍자국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리 씨에 따르면 해당 조직은 캄보디아인이 아닌 중국인으로 구성됐다. 그는 “사기단은 내 피를 다 뽑은 후 장기를 적출해서 팔겠다고 협박했다”며 “다른 중국인 한 명은 피를 다 뽑히고 결국 장기를 적출당해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2020년 12월 캄보디아에 갔던 20대 중국인 여성 왕 씨도 지난달 13일 이후 가족과 연락이 끊긴 상태다. 왕 씨 어머니는 딸이 실종된 지 한 달 만에 ‘딸이 납치됐으니 20만 위안(3800만 원)을 보내라’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전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중국 당국은 “고임금을 주겠다는 허위 광고에 현혹돼 캄보디아에 가는 것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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