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통령궁인 엘리제궁이 20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긴급 정상회담 개최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백악관은 “정상회담을 원칙적으로 수용한다”면서도 회담 시기를 언급하지 않은 채 “러시아의 침공이 이뤄지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제시했다. 러시아 대통령실 크렘린궁은 21일 “(정상회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마련되지 않았다”고 밝혀 온도차를 보였다.
엘리제궁은 20일 성명을 통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에게 미-러 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했다. 양측이 원칙적으로 수락했다”고 했다. 이날 마크롱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1시간 45분간, 바이든 대통령과 15분간 통화했다. 이어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 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탱크가 실제로 굴러가기 전까지 푸틴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다면 모든 기회를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24일 유럽에서 만나 양국 정상회담의 준비 작업을 논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인테르팍스통신에 따르면 크렘린궁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언제라도 미-러 정상 간 회담이나 통화가 성사될 수 있다면서도 “회담 준비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은 라브로프, 블링컨 장관 수준에서 대화를 계속할 것이라는 점만 합의했다”고 말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긴장 고조의 원인은 친러 반군과 정부군이 교전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에서 정부군이 도발했기 때문”이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해 돈바스 도발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러시아 역시 나토에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이라는 사실상의 (협상) 전제조건을 내건 셈”이라고 프랑스 르몽드는 진단했다. 미 CNN은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회담 성사를 위한 노력이 미-러 양측의 “마지막(last minute) 외교”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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