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촉즉발’ 우크라이나, 세계경제 가하는 ‘위험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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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2월 22일 14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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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군사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에너지부터 밀, 니켈까지 이 지역의 각종 원자재에 의존하는 국가들은 가뜩이나 오른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을 위험이 크다.
◇ 인플레 공포에 성장 위협
세계 경제의 전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급망 정체, 물가 급등에 더해 유럽에서 전쟁위험으로 더욱 불투명해질 조짐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이 현실화하면 에너지, 식품 가격이 치솟고 인플레이션 공포가 더 심해져 투자, 성장을 위협할 수 있다고 NYT는 경고했다.

러시아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원자재 주요 공급국이라는 점에서 러시아산에 의존하는 국가, 산업, 기업, 개인들은 이번 지정학적 위기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군사갈등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시나리오별로 가정했는데, 그 시나리오는 Δ러시아군이 국경지역 인근에만 머물러 있거나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공격하는 경우Δ군사 충돌이 며칠 지속될지 아니면 몇 달 계속되는 경우 Δ서방이 러시아에 가하는 제재의 종류 Δ 러시아가 유럽에 가스공급을 끊거나 사이버공격을 하는 등 보복 제재에 나서는 경우 등으로 나눠진다.
◇ 에너지, 곡물 대란…스태그플레이션 공포
우선 유럽의 경우 러시아산 천연가스와 원유 의존도는 40%, 25% 수준으로 이미 치솟은 난방유와 가스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 가능성이 크다. 유럽의 천연가스 재고는 설비총량의 1/3이 되지 않는다.

가난한 국가들은 이번 사태로 곡물대란을 겪을 수도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더불어 세계 밀 수출의 25%를 차지한다. 이집트와 터키는 전체 밀수입의 70% 이상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부터 가져온다. 유럽의 곡창지대로 불리는 우크라이나는 밀수출의 40% 이상을 중동 혹은 아프리카로 보낸다. 일례로 레바논은 밀공급의 절반 이상을 우크라이나로부터 받는다.

팔라듐, 알루미늄, 니켈과 같은 핵심 금속원자재가 부족해져 또 다른 공급정체로 반도체 부족은 심해져 인플레이션 공포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 일례로 러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팔루듐을 수출하는데 팔루듐은 최근 몇 주 동안 급등했다. 팔루듐은 자동차 배기시스템, 스마트폰, 치과 의료품에도 이용된다. 러강과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니켈도 가격이 급등했다.

이로 인해 세계 최대 경제국 미국도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이번 충돌로 촉발된 에너지 가격여파는 일시적일 수 있지만 임금과 물가의 악순환고리에 대한 우려를 키울 수 있다. 팬데믹 이후 성장 회복이 느려지는 가운데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다.
◇ 러중 밀착 전망…‘찻잔 속 태풍’ 가능성도
러시아가 서방으로부터 더 강한 제재를 받을 수록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해 양국이 더 밀착할 수 있다. 또 각국이 경제적 자립을 중시하며 세계 경제의 구조적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유럽은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며 친환경 정책이 가속도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위기의 여파는 코로나19 초기 폐쇄에 따른 침체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미미할 것이라고 NYT는 전망했다.

1억4600만 인구의 러시아는 막강한 핵무기를 보유하고 원유, 천연가스, 각종 원자재를 공급하지만 중국과 달리 세계 경제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다(minor player)고 NYT는 지적했다. 이탈리아는 러시아 인구의 절반에 천연자원도 거의 없지만 경제규모는 2배에 달한다. 폴란드 역시 러시아보다 더 많은 상품을 유럽연합(EU)에 수출한다.

제이슨 푸만 하버드 경제학교수는 “러시아는 원유와 천연가스를 제외하고 세계경제에서 크게 중요하지 않다”며 “하나의 거대한 주유소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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