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안보리서 러시아 맹비난…“평화유지군은 헛소리”

  • 뉴시스
  • 입력 2022년 2월 22일 15시 31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공화국 독립 인정과 함께 평화유지군 명목으로 군을 파병하기로 한 가운데, 국제무대에서 러시아를 향한 서방의 비난이 쏟아졌다.

21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참석해 “푸틴 대통령은 민스크 협정을 갈기갈기 찢었다”고 비판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푸틴 대통령의 최근 행동에 비추어 봤을 때, 우린 그가 멈출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며 “우리 모두 (유엔) 설립 원칙을 지지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분리주의 지역을 인정한 것을 두고 “우크라이나 추가 침략 빌미를 만들기 위한 시도”라며, 돈바스 지역에 진입하는 러시아군이 ‘평화유지군’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헛소리(nonsense)”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이 전쟁 구실을 만들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대해 터무니없는 거짓 주장을 했으며, 그 직후 러시아군이 돈바스에 진입한다고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가 서방으로부터 핵무기를 모색하고 있다는 푸틴 대통령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이 100년 전 소련 이전 러시아 제국 영토에 대한 권리를 주장한다면서 “(푸틴 대통령은) 본질적으로 세계가 유엔이 들어서기 이전, (러시아) 제국이 세계를 지배하던 때로 돌아가길 원한다”고 비난했다.

로즈메리 디칼로 UN 정무 담당 사무차장도 최근 며칠간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3331건에 달하는 휴전 협정 위반이 있었다면서 협상을 촉구했다. 앞으로 몇 시간, 며칠이 중요하다며, 외교적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세르게이 끼슬리쨔 우크라이나 대사는 “러시아는 8년간 전쟁과 혼란을 부추긴 바이러스”라며 “유엔은 병들었다”고 비난했다. 끼슬리쨔 대사는 “우린 어떤 것도, 누구도 두렵지 않다. 누구에게도 빚진 게 없다”며 러시아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바버라 우드워드 영국 대사는 “러시아 결정은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전쟁, 죽음, 파괴를 가져올 것”이라며 “인도적 영향은 끔찍할 것이며, 여성과 아이들이 가장 고통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 침공 계획을 여전히 부인하며, 외교적으로 해결할 의지가 있다고 반박했다.

바실리 네벨쟈 러시아 대사는 “러시아는 여전히 외교적 해결을 위한 외교에 열려있다”면서, 돈바스를 “피바다(bloodbath)”로 만드는 건 의도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장쥔 중국 대사도 “각 관련국은 자제를 유지하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떤 행동도 자제해야 한다”며 “이번 사태의 외교적 해결을 위한 모든 노력을 환영하고 격려한다”고 했다.

러시아가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만큼, 이번 회의에서 제재나 결의안은 통과되지 않았다. 다만 이번 회의는 세계 무대에서 서방이 러시아를 규탄할 기회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있는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 승인 대통령령에 서명하고, 이곳에 평화유지군 파견을 지시했다.

미국 CNN은 미 고위당국자를 인용해 이르면 21일 밤에서 22일 사이 러시아군이 돈바스 지역에 진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DPR와 LPR은 돈바스 지역의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시 독립을 선언하며 자체 수립한 공화국이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이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현재까지 정부군과 분리주의 세력 간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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