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15만 국민, 해외 피난…“지옥 같은 풍경이었다”

  • 뉴스1
  • 입력 2022년 2월 27일 15시 44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수많은 난민이 인근 국가로 몰리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알자지라 통신이 전했다.

26일(현지시간)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인 약 15만명 이상이 인근 국가로 탈출했다고 밝혔다. 이 중 절반가량은 폴란드로 넘어갔으며, 이외에 헝가리, 몰도바, 루마니아 등으로 넘어갔다고 유엔난민기구는 밝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인들의 피난길을 만만치 않았다.

우크라이나 서부 드로호비치에서 온 헬레나(49)는 자원봉사자에게 받은 샌드위치를 받으며 차를 마시고 있었다. 그녀는 우크라이나를 빠져나오는 데 24시간이 걸렸다며 그 과정이 “지옥이었다”라며 눈물을 훔쳤다.

폴란드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우크라이나 체르니우치 출신의 데니스(30)에게도 지난 며칠은 힘들긴 마찬가지였다. 그는 우크라이나에서 탈출하는 아내와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24일 메디카에 도착했다.

하지만 데니스는 밤새 기다려도 가족을 쉽게 만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24시간 이상 국경에 있었다”며 “지난 5시간 동안 아무도 국경을 통과시키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한편 데니스의 어머니는 다시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그녀는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는 남편과 두 아들과 떨어져 있기 싫다고 밝혔다.

데니스는 “나는 러시아에 맞서 우크라이나를 위해 목숨을 바칠 준비가 돼있다”며 “가족의 안전을 확인한 뒤 1~2주 안에 무기를 들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크라이나에 입국하려는 사람들도 있었다.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국경에서 자원봉사자들은 우크라이나로 건너가는 징집병들에게 물과 따뜻한 옷 등을 나눠주기도 했다.

국경에서 일하던 자원봉사자 중 한 명인 옐레나(43)는 1년 전 벨라루스에서 폴란드로 건너왔다. 그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침략을 감행하자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녀는 원래 전쟁에 참여하고 싶었지만, 벨라루스 여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우크라이나에서 “누군가는 요리하거나 부상자를 돌봐야 하지만 두 번이나 국경을 넘고자 했지만 실패했다”라고 밝혔다.

그녀는 결국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국경에서 이렇게나마 사람들을 돕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녀는 우크라이나가 이번 전쟁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국에 있는 동안 우크라이나에 전쟁이 나 발이 묶인 사람들도 있었다.

올가(33)라는 여성은 자신의 남자친구 세르게이와 함께 리투아니아에 간 사이 고국인 우크라이나에 전쟁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전쟁이 발생할 당시 올가와 세르게이는 리투아니아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올가는 “처음 몇 시간 동안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할 수도, 믿을 수도 없었다”며 당시의 충격을 전했다.

그녀는 만약 우크라이나에 돌아간다면 간호사로 사람들을 돕길 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로 돌아가려는 그녀의 여정은 여러 난관을 만났다.

올가와 세르게이는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국경까지 버스나 열차가 없어 이틀이 걸려 도착했다고 밝혔다. 결국, 이들은 리투아니아 당국에 의해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의 국경인 메디카에 도착했다.

세르게이는 유럽의 다른 곳에서 머무르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며 “우크라이나는 우리의 조국이며, 결코 러시아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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