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역에 러시아군의 공습과 포격이 이어지면서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고 잇다. 우크라이나 보건부는 26일(현지 시간) 기준 민간인 198명이 숨지고 1115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발표했다.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 3명도 포함됐다. 방공호로 대피한 아이들은 부모에게 “우리 모두 죽는 것이냐”고 묻는 등 극도의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27일 우크라이나 당국은 지난 24시간 동안 키예프에서만 민간인 6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이날 오전 수도 키예프 북부 부차에서는 9층짜리 아파트가 러시아군의 공습을 받아 민간인 3명이 숨졌다. 전날 키예프 제2공항 줄랴니 국제공항 인근 솔로미얀스키 지역에서도 러시아군에 의한 아파트 공습으로 최소 2명이 사망하고 6명이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치원, 보육원 등 어린이들이 머무는 시설도 공격을 받았다. 25일 키예프 보르젤 마을에 어린이 51명이 있던 보육원에 포격이 가해져 어린이 3명이 중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유치원과 보육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은 전쟁범죄”라고 비판했다.
공습을 피한 사람들이 모인 키예프의 지하 방공호도 상황도 열악하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수백 명의 사람들은 잘 곳도 없이 오직 의자와 조금의 물만 가진 채 방공호에 모여 있었다. 방공호에 있는 한 40대 여성은 “두려움에 빠진 아이들이 ‘엄마, 우리는 모두 죽나요?’라고 물어본다”고 전했다.
이날 폴란드 국경에는 우크라이나 피난민 수만 명이 몰렸다.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24일 새벽에 출발해 52시간이 걸려 폴란드 코르쵸바 국경검문소를 통과한 교민 김도순 씨(58·무역업)는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전쟁이 일어나고 굉음과 폭탄, 총소리가 들리자 나를 포함한 가족 모두 패닉 상태가 됐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는 민간인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거짓말이었다. 침공 초기부터 전기와 병원, 집 등 민간 시설을 고의로 타격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는 “민간인 공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거듭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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