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긴장이 극적으로 고조되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러시아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경제 제재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들의 “공격적 성명”에 대응해 러시아 핵군에 경계 태세를 강화하라고 명령했다.
러시아 핵무기를 발사 준비 태세로 전환하라는 푸틴 대통령의 명령은 우크라이나 위기가 계획적이든 계산 착오에 의한 것이든 핵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대표단이 회담을 위해 러시아 관리들과 만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회담이 성사되더라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궁극적 의도를 만족시킬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인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고위 관리들과의 회담에서 국방장관과 군 참모총장에게 핵 경계 강화 지시를 내리면서 나토 회원국들의 성명뿐 아니라 러시아 지도자를 포함해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에 가한 강도 높은 금융제재를 이유로 들었다.
그는 “서방 국가들이 경제 분야에서 러시아에 비우호적 행동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나토 회원국들의 고위 관계자들은 러시아에 공격적 발언을 했다”고 말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침략을 시작하기 몇 주 전에 사용했던 패턴에 의지하고 있으며, 이는 “추가적인 공격을 정당화하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 위협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ABC의 “디스 위크”에 러시아는 나토나 우크라이나로부터 위협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우리는 저항할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를 방어할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에 대해 분명히 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핵군에 비상경계령을 내린 것에 대해 “이것은 위험한 수사이자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푸틴의 핵 경계 강화 지시가 실질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러시아와 미국은 통상 육상과 잠수함을 기반으로 한 핵 병력이 경계태세를 갖추고 상시 전투태세를 갖추고 있지만 핵폭격기와 다른 항공기들은 그렇지 않다. 만약 푸틴이 핵폭격기의 핵 전투 태세 강화나, 더 많은 탄도미사일 잠수함에 핵 전투 태세를 명령한다면 미국도 같은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판단할 수 있으며 이는 우려스러운 단계적 확전이라고 미 과학자연맹의 핵 분석가 한스 크리스텐슨은 말했다.
전 국무부 관리이자 현재 미 진보센터의 선임 연구원인 맥스 버그먼은 푸틴의 발언에 대해 예측됐던 발언이지만 위험한 무력 충돌을 불러 상황을 걷잡을 수 없이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푸틴의 핵 경계 강화 지시 직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벨라루스 국경의 불특정 장소에서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회담 시간을 정확히 알리지 않았다.
이 발표는 러시아 대표단이 회담을 위해 벨라루스로 갔다고 크렘린이 발표한 지 몇 시간 후 나왔다. 우크라이나는 당초 벨라루스가 러시아군이 영토를 침략의 집결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했기 때문에, 벨라루스가 아닌 다른 곳에서 회담이 열려야 한다며 벨라루스에서의 만남을 거부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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