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핵위협속 러-우크라 휴전협상…美 “핵 오판땐 위험” 경고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28일 1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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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방에 대한 핵위협에 나서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핵 위기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28일(현지시간) 휴전 협상을 시작한다. 우크라이나의 거센 저항에 부딪힌 러시아는 외교 협상을 앞두고 벨라루스군을 투입해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등 주요 도시에 대한 공격을 쏟아 부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협상단은 이날 벨라루스 국경도시 고멜에서 회담을 연다. 이날 협상에서 러시아 대표단은 휴전 조건으로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금지(NATO·나토) 가입 포기 등을 요구할 전망이다. 서방은 회담 전부터 러시아가 사실상 우크라이나 항복 등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을 제기하며 회의적인 시각을 보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7일 “푸틴 대통령을 믿을 수 없다. 그의 진정성에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협상을 앞둔 이날 오전까지 우크라이나 북부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공세에 나섰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군이 이날 새벽부터키예프와 하라키우, 체르니히브 등 우크라이나 북부 도시에 미사일 공격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같은 날 오전 민간 위성사진 분석 결과 이날 5㎞에 이르는 러시아 탱크와 자주포, 장갑차 행력이 수도 키예프 방향으로 이동하는 장면에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7일 오후 존슨 영국 총리와 통화에서 “앞으로 24시간이 가장 결정적인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등 서방은 푸틴 대통령이 27일 핵 운용부대에 특별 전투임무 돌입을 지시하는 등 핵위협 카드를 꺼내든데 대해 “오판하면 상황을 더욱 위험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공격을 정당화하기 위한 조작된 위협”이라며 “완전히 불필요한 긴장 고조”라고 비판했다. 미 국방부는 이날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과 마크 밀리 합동참모본부 의장, 토드 월터스 유럽사령관이 푸틴 대통령의 지시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전술핵무기를 우크라이나 전장에 투입하거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벨라루스에 배치해 서방에 양보를 요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이날 “국제금융결제망(SWIFT), 에너지 제재는 러시아를 3차 세계대전으로 몰아놓고 있다”며 “제재의 최종결과는 핵 충돌이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벨라루스는 이날 자국에 핵무기 배치를 허용하는 개헌안에 대한 국민투표가 65.16%의 찬성으로 통과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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