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침공]英언론 “러 용병들 키예프서 암약”
러, 10만명 이상 병력 투입하고도, 강한 저항 부딪혀 도시 장악 지연
군대 더 투입하며 ‘포위전’ 징후… 핵무기급 ‘진공폭탄’ 사용 의혹도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인 ‘키예프 인디펜던트’는 28일(현지 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에 버금가는 위력을 지닌 ‘진공폭탄’을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이 폭탄은 폭발 당시의 고열과 고압으로 사람의 호흡기를 망가뜨려 죽이는 무기로 대부분 국가가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외교 협상을 시작한 이날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와 제2도시 하리코프 등에 대규모 지상군을 추가 투입하며 포위전을 벌였다. 위성사진에는 이날 러시아군 탱크 장갑차 수백 대가 5km 행렬을 이루며 키예프로 진격 중인 장면이 포착됐다. 러시아 용병 400여 명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해 키예프에서 암약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하지만 자원병이 꾸준히 수혈되는 데다 서방 무기 지원이 이어지는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으로 러시아군은 주요 도시 장악에 애를 먹고 있다. 옛 소련이 10년간의 전쟁 끝에 패퇴한 ‘아프가니스탄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친러시아 국가인 벨라루스군이 키예프 함락을 위해 지상군 파병으로 참전할 것으로 미 행정부 고위관계자는 예상했다. 우크라이나 정보기관 등은 28일 벨라루스가 낙하산 부대를 비롯한 지상군을 우크라이나에 진입시키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은 키예프 서부 지토미르 공항에 이날 오전 벨라루스에서 발사된 이스칸데르 미사일 공격이 있었다고 밝혔다. 벨라루스가 러시아-우크라이나 협상을 중재하면서 내건 안전 보장 약속을 어겼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키예프와 하리코프 등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 공격을 성공적으로 방어했다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 고위 관계자도 “러시아군이 지난 24시간 동안 키예프 중심부에서 30km 떨어진 곳에서 전진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키예프와 체르니고프 등 북부 도시에 군대를 더 투입하면서 포위전 징후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제공권 장악을 통한 공습과 우크라이나 정부 지도부 참수작전이 여의치 않자 병력을 더 투입해 도시를 포위하고 무차별 포격으로 피해를 입히는 전술로 전환한다는 얘기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28일 “러시아 준(準)군사조직 와그너그룹 용병 400명 이상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시로 젤렌스키 대통령 등 우크라이나 정부 요인 20여 명을 제거하기 위해 올 1월 벨라루스를 통해 키예프에 잠입했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달 27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에 배치한 병력의 3분의 2를 우크라이나 전장에 투입했다”고 했다. 미 정보당국이 추산한 국경 집결 병력이 15만∼19만 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0만∼12만5000명의 병력을 투입한 것이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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