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모든 핵부대 전투준비 태세”… 우크라와 첫 휴전협상 도중 발표
벨라루스선 핵 배치 개헌안 통과… 美 “상황 더 위험하게 만들것” 경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8일(현지 시간) 서방에 대한 핵 위협을 본격화하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핵 위기로 확산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전날 핵무기 운용 부대에 특수전 임무 모드에 돌입하라고 명령한 데 이어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관장하는 전략로켓군, 잠수함탄도미사일(SLBM)을 보유한 북방·태평양 함대, 핵폭탄 탑재가 가능한 장거리 전략 핵폭격기를 운영하는 항공사령부 등 (3대 핵전력을 포함한) 모든 핵무기 부대가 푸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핵전력을 강화하는 전투준비 태세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협상단이 러시아 침공 4일 만인 이날 우크라이나-벨라루스 국경 지역에서 휴전협상을 벌이던 중에 발표됐다.
전날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국경을 맞댄 친러시아 국가 벨라루스가 자국에 러시아 핵무기 배치를 허용하는 개헌안을 국민투표로 통과시켰다. 사실상 러시아의 핵무기 공식 반입을 허용하고 러시아 군대가 벨라루스에 영구 주둔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이라고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미국 국방부는 푸틴 대통령의 핵 위협 관련 문제를 논의할 실무급 접촉을 러시아에 요구했지만 러시아가 응답하지 않았다고 미 폴리티코가 전했다.
미 국방부는 전날 푸틴 대통령이 핵 위협 카드를 꺼낸 데 대해 “오판하면 상황을 더욱 위험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국방부는 로이드 오스틴 장관과 마크 밀리 합동참모본부 의장, 토드 월터스 유럽사령관이 대응책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벨라루스는 자국에 핵무기 배치를 허용하는 개헌안에 대한 국민투표가 65.2%의 찬성으로 통과됐다고 밝혔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국제금융결제망(SWIFT)·에너지 제재는 러시아를 제3차 세계대전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제재의 최종 결과는 핵 충돌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28일 회담 전 “즉각적인 휴전과 러시아군 철수”를 요구했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포기와 항복을 주장해온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의 거센 저항에 부딪힌 러시아는 휴전협상을 앞둔 이날 오전에도 우크라이나 북부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공세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은 민간 위성사진 분석 결과 5km에 이르는 러시아 탱크와 자주포, 장갑차 행렬이 키예프 방향으로 이동하는 장면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제공권을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키예프 북쪽 29km 부근에서 답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러시아군을 키예프에서 격퇴했다”고 했고 키예프시 당국은 통행금지를 해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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