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엿새째…러, 키예프·하르키우 TV타워·아파트 등에 무차별 폭격

  • 뉴시스
  • 입력 2022년 3월 2일 0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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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엿새째인 1일(현지시간) 수도 키예프를 비롯해 제2 도시 하르키우 등에서 주요 건물·시설이 공격받아 사상자가 나왔다.

CNN과 가디언, AFP 등 외신 보도와 우크라이나 당국 및 의회 트위터 등을 종합하면 러시아는 이날 오후 6시께 키예프 소재 TV타워를 공격했다. 우크라이나 라다(의회)는 공격 직후 공식 트위터에 “러시아 병력이 방금 키예프 TV타워를 공격했다”라며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TV타워 공격으로 최소 다섯 명이 숨진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사망 5명, 부상 5명이라고 밝혔다. 이 공격은 러시아 국방부가 앞서 키예프 소재 우크라이나 보안국 및 산하 정보심리작전센터에 대한 고정밀 타격 개시를 경고한 이후 이뤄졌다.

우크라이나 라다는 이후 트위터에 공격 현장 인근을 찍은 동영상을 올렸는데, 영상에는 나무에서 불씨가 떨어지고 혈흔과 함께 사람 형태가 누워있는 모습 등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다. 잦아들지 않은 연기도 곳곳에서 피어오른다.

우크라이나 측은 TV타워 공격으로 인근 바이빈 야르 홀로코스트 추모센터도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이 센터는 1941~1943년 이 지역에서 나치에게 학살된 희생자를 기리는 장소로, 키예프 거주 유대인 상당수가 당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추모센터 자문위원장인 나탄 샤란스키는 성명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은 침공을 정당화하기 위해 홀로코스트를 왜곡하고자 한다”라며 “그(푸틴)가 가장 큰 나치 대학살 장소인 바이빈 야르를 폭격함으로써 키예프를 공격하기 시작한 것은 상징적”이라고 비판했다.

TV타워 공격 외에 우크라이나 제2도시인 하르키우도 러시아의 공격을 받았다. 러시아는 하르키우 도심 행정건물을 파괴한 데 이어 아파트에도 공격을 가했다. 소셜미디어·언론에 공개된 영상에는 피격 이후 건물 전체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 잔해 수습 장면 등이 담겼다.

하르키우 행정건물 파괴로 인한 사상자 집계는 조금씩 다르다. BBC는 현지 당국자를 인용, 현재까지 최소 10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아파트 공격으로 발생한 사망자는 현재까지 8명으로 알려졌다. 키예프 TV타워 공격과 합친 총사망자 수는 23명이다.

아울러 러시아 병력은 이날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 헤르손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여전히 도심 행정건물을 통제하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내무부 측이 전했다. 이 지역에서도 아파트 건물에서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핵심 항구 도시인 마리우폴에서는 전투 파장으로 주민들이 전기와 난방 부족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이날 CBS는 미국 당국자를 인용, 러시아 병력이 일주일 안에 키예프를 고립시킬 수 있고, 그 후 30일 안에 도시를 장악할 수 있다는 평가를 전했다. 이는 당초 수일 내에 수도가 함락될 수 있다고 봤던 침공 초기 평가보다 상당히 늘어난 기간이다.

러시아군은 수도 북부 체르니히브에서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우려 중이며, 향후 키예프 진군 과정에서 후방에서 역공을 당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다. 다만 북부에서 키예프로 향하는 러시아군의 진군은 애초 계획대로는 아니더라도 꾸준히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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