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족상잔 우크라전쟁 지지 못해… 외교관은 값싼 선전가가 아니다”
모스크바 구의회 푸틴에 철군 요구
러시아 초대 외교장관을 지낸 원로 정치인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공개 비판하며 현직 외교관들의 자진 사임을 촉구했다. 모스크바의 한 지방의회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철군을 요청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푸틴의 독재가 공고화된 러시아에서 전·현직 정치인들이 공개적으로 반기(反旗)를 들 정도로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내부 여론이 분열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드레이 코지레프 전 러시아 외교장관(71·사진)은 2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친애하는 러시아 외교관 여러분, 당신들은 전문가이지 값싼 선전가가 아니다. 나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해) 모든 러시아 외교관들이 사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외교부에서 일했을 당시 동료들이 자랑스러웠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에서 피비린내 나는 동족상잔 전쟁을 지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코지레프 전 장관은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 재임 당시인 1990∼1996년 초대 외교장관을 지냈다. 이 시기는 푸틴 대통령이 상트페테르부르크시 부시장을 지내다 선거 패배와 부패 스캔들에 휘말려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있을 때였다. 소련 해체에 관여했던 코지레프는 정계 은퇴 뒤 강연,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
모스크바 가가린스키 구의회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을 규탄하고 즉각적인 철군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최근 푸틴 대통령에게 보냈다고 2일 영국 BBC, 우크라이나 키예프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의회는 이번 전쟁을 ‘재앙’으로 규정하며 “결국 러시아가 퇴락과 빈곤으로 향하는 길이고, 이보다 더 큰 경제적 피해를 줄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우려했다. 앞서 모스크바 하모프니키 구의회도 푸틴 대통령에게 반전(反戰) 서한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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