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군대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헤르손에서 시민들의 작지만 영웅적인 행동이 속속 소셜미디어롤 통해 전해지고 있다. 러시아는 2일(현지시간) 아침 헤르손을 접수했다고 발표했는데, 프랑스24에 따르면 러시아 탱크 여러 대가 진을 치고 있는 스보보다스퀘어(광장)에서 한 남성이 침략군인들 코앞에서 우크라이나 깃발을 흔들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져나간 이 영상 속에 등장하는 탱크에는 지난 2월 공세가 시작된 이후 러시아 차량과 우크라이나 차량을 구분하는 데 사용된 러시아군 장비의 특징인 흰색 문자 ‘Z’가 새겨져 있다. 탱크 앞에는 러시아 군대가 사용하는 또 다른 식별 마크인 흰색 완장을 찬 군인들이 서 있다가 깃발을 계속 흔드는 남자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한 병사가 우크라이나 깃발을 말아 쥐고 청사에서 나오는 장면이 찍혔다. 그런데 그 직후 민간인 남성 4명이 이 군인에게 다가가 서로 대치했다. 이들이 무엇을 하는지는 나무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곧 우크라이나 깃발 세 개가 펄럭였고 양 손에 깃발을 든 민간인 남성 한 명이 걸어나왔다. 이는 첫 영상에서 탱크를 향해 깃발을 흔들던 이였다. 이 장면을 촬영하던 사람은 “우크라이나 영웅들에게 영광을!”이라고 외쳤다. 영상의 자막에 따르면 민간인 남성들이 러시아 병사들로부터 깃발을 빼앗아 흔든 것으로 추정됐다.
이밖에도 소셜미디어에는 헤르손 곳곳에 러시아 탱크가 진을 치고 있거나, 우크라이나 국경 소도시인 쿠피얀스크에서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군인들에 저항하는 모습이 올라오고 공유됐다. 러시아 군대는 깃발이나 손에 피켓을 든 쿠피얀스크 시민들에게 최루가스를 뿌렸다.
헤르손이 러시아 군대에 완전히 함락됐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프랑스24는 전했다. 2일 새벽 2시 15분에 찍힌 사진에는 헤르손 정부 청사 앞에 15대의 장갑차가 진을 치고 있었다. 헤르손의 보안 책임자인 제나디 라구타는 이날 오전 9시에 도시가 “적들에 의해 완전히 봉쇄되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고르 콜리카예프 헤르손 시장은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도시가 여전히 우크라이나의 것이라고 발표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은 지난달 24일 시작되었다. 같은 날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헤르손에 도착해 크림반도에 식수를 공급하는 북크림 운하를 점령했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 운하를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이후 폐쇄됐는데, 러시아 군대는 점령 후 운하 봉쇄를 해제하고 용수 공급을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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