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도 죽어도 주인과 함께’…시신 지키는 우크라이나 반려견

  • 뉴스1
  • 입력 2022년 3월 3일 15시 38분


러시아 군의 총격을 받은 주인의 시신을 지키고 있는 개. 뉴욕포스트 영상 갈무리
러시아 군의 총격을 받은 주인의 시신을 지키고 있는 개. 뉴욕포스트 영상 갈무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사람 뿐 아니라 반려견들의 수난도 이어지고 있다. 주인이 같이 데려가지 못해 버려지기도 하고 주인과 함께 총격을 받아 죽기도 하는 등 인간의 비극을 함께 겪는 반려견들의 영상이 속속 소셜미디어에 공유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NYP)는 러시아군이 미니밴을 타고 가던 우크라이나 남성에게 총격을 가한 후의 참상이 담긴 영상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군 공식 소셜미디어가 지난달 28일 공유하기도 한 영상은 두 개의 영상이 합쳐진 것이다.

앞의 영상은 한 남성이 자욱한 연기 속에 차문이 열려 있는 채로 길에 서 있는 차 주변을 탐색하는 내용이다. 차 근처의 갓길 움푹 파진 배수로에 한 남성의 시신이 누워 있고 그 곁을 저먼셰퍼드 한 마리가 지키고 있다. 카메라는 그후 차 주변을 빙 둘러보는데 열린 차 앞 조수석에서 또 다른 개가 총을 맞아 죽은 채 앞문과 바닥 사이에 걸쳐 누워 있다.

차 앞을 돌아서 가니 길 한가운데는 두 팔을 벌리고 사람이 누웠던 듯한 형체가 핏자국으로 남아 있다. 이 핏자국은 갓길로 이어져 길에 누워있던 사람을 갓길로 옮긴 것임을 알 수 있게 했다.

이 영상 후 바로 이어진 영상은 앞의 참상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보여준다. 차내에서 찍은 이 영상은 콩볶는 듯한 총소리와 남성의 외마디 외침, 두려움에 낑낑거리는 개의 신음 소리와 함께 정신없이 흔들렸다.

그후 또 다른 남성이 공격을 받은 남성의 이름을 외치며 등장했고, 길 한가운데 두 팔을 벌린 채 쓰러져 있는 남성을 발견한다. 그리고 두 팔을 벌리고 하늘을 향해 누운 남성의 발치에는 앞 영상의 저먼 셰퍼드가 있다.

두번째 영상은 “러시아 군인들이 우크라이나 민간인들과 그들의 개들까지 거의 모두 죽이고 있다”는 자막과 함께 지난달 26일부터 온라인상에 공유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반려동물들의 수난은 이뿐이 아니다. 우크라이나인들은 소중하게 반려동물을 안고 탈출길에 나서 성공한 경우도 있지만 차에 공간이 부족한 등의 이유로 함께 피난하지 못하기도 한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역사학자인 피터 캐딕 애덤스 박사는 지난 1일 우크라이나 전역의 기차나 버스 역에서 여러 마리의 개가 묶여 있는 것이 가슴을 찢는 장면이라고 적었다. 또 갑자기 주인이 전장에 나가게 되어 혼자 집에 남게 된 개들도 있다며 그런 사례를 전하기도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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