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첸·시리아 등 ‘러 침공’ 전력 보니…‘민간인 학살’ 우려 증폭

  • 뉴스1
  • 입력 2022년 3월 3일 19시 01분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접경 도시인 폴란드 프셰미실의 한 대형마트에 마련된 임시 피란민 대피소에서 피란민들이 버스에 탑승해 있다. 2022.3.3/뉴스1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접경 도시인 폴란드 프셰미실의 한 대형마트에 마련된 임시 피란민 대피소에서 피란민들이 버스에 탑승해 있다. 2022.3.3/뉴스1
체첸, 조지아, 시리아까지. 러시아의 군사전략이 민간인을 향한 무차별 공격으로 본격 전환해 우크라이나에서 사상자가 속출할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3일(현지시간) AFP통신은 개전이 8일차로 접어든 가운데 러시아군의 최근 행태는 1990년대 발생한 체첸 전쟁부터 2015년 시리아 전쟁과 유사하게 흘러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지난 1994-1996년 체첸과의 1차 전쟁 이후 1999년에도 포격을 가하면서 한때 체첸은 세상에서 가장 파괴된 도시로 묘사됐다.

당시 총리였던 푸틴은 반군 소탕 작전을 펼치면서 도심에 대한 무차별 공격을 가했는데, 이 과정에서 민간인 수천 명이 희생됐다.

푸틴의 무자비함은 조지아 침공을 통해서도 세간에 드러났다. 2008년 조지아군과 친러 성향의 분리주의자들이 대치하자 러시아군은 급기야 국경을 넘고 민간인을 향해 포격했다. 다만 조지아는 미국와 유럽의 지원이 없어 5일 만에 항복을 선언했다.

푸틴의 민간인 학살은 2015년 시리아 전쟁에서 가장 극명하게 두드러졌다. 푸틴은 ‘시리아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하기 위해 러시아군을 내전에 투입시켰고, 알레포 포위전에서 열압폭탄 등 화학무기까지 사용했다. 러시아군에 의한 민간인 사망자만 1000명이 넘어가자 반기문 당시 유엔 사무총장은 “알레포가 이제 지옥의 대명사가 됐다”라고 말하기에 이르렀다.

월스트리스저널(WSJ)은 최근 러시아의 무차별 포격에 대해 “러시아군은 민간인을 향한 무차별 공격으로 전환해 우크라 저항세력의 사기를 꺾고 늦어진 진격에 다시 불을 붙이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IFRI)의 안보 전문가인 엘리 테넴바움은 푸틴이 우크라이나군의 거센 저항을 예상하지 못해 당초 우크라이나에서는 이전 사례와는 다른 전술을 시도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푸틴이 “너무 큰 저항에 맞섰기 때문에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모습으로 회귀하고 있다”면서 “(정밀하지 않은) 재래식 비유도탄(unguided bomb)은 우크라군에 파괴적이지만, 동시에 민간인 사상자를 발생시켜 난민들의 엑소더스(대탈출)를 증가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미 해군분석센터(CNA)의 러시아 전문가인 마이클 코프먼 역시 “안타깝게도 최악의 상황은 아직 다가오고 있으며 이번 전쟁은 훨씬 더 추악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우크라이나 민간인 거주 지역에는 포격이 쏟아지고 있으며 제2도시 하르키우(하리코프)에서는 아파트 87채가 파손되고 일부 지역은 수도와 전기, 난방이 가동을 멈췄다.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대부분 지역은 전력이나 난방이 되지 않고 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러시아 주재 미 대사는 “다음 단계는 우리가 체첸과 시리아에서 봤던 초토화 전술이 될 수 있다. 이는 더 많은 죽음과 파괴를 의미한다. 나는 그들(러시아)이 이런 일에 양심의 가책을 그다지 느끼지 않는다고 본다”고 경고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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