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경제금융·산업·스포츠 등 분야를 막론하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고립시키고 있는 가운데 그 불똥이 고양이에게까지 튀고 있다.
국제고양이연맹(FIFE)은 1일(현지 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상황을 규탄하는 성명을 내고 △러시아 고양이 수입 금지 △러시아 회사 소속 고양이의 FIFE쇼 참가 금지 조치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러시아산 고양이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품종으로 꼽힌다. ‘러시안 블루’ 종은 1000~2000달러, 희귀종인 피터볼드 종은 3000달러까지도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FIFE는 “러시아 정권의 잔혹한 행위를 묵도한 채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생각해 다음과 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FIFE는 이번 금지 조치 기한을 5월로 정한 뒤 이후 조치는 상황을 검토해 결정할 방침이다. 러시아의 침공 일주일 만에 우크라이나에서는 집을 잃은 난민 수가 100만 명을 돌파한 가운데 FIFE는 우크라이나 난민 및 고양이 브리더들을 위한 성금도 모금하겠다고 밝혔다.
FIFE의 이번 금지 조치를 두고 일각에서는 ‘고양이 제재’냐는 조롱도 나오고 있다. FIFE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한 사용자는 “러시아 브리더들이 자신들이 초래하지도 않은 전쟁 때문에 처벌받아서는 안 된다”고 적었다.
미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특히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서는 이 같은 조치가 크게 회자되고 있다고 전했다. 웨이보에는 “고양이, 개, 닭, 돼지, 거위까지 다 국적이 있나? 바퀴벌레도 국가에 충성해야 하냐? 이게 서구의 사상이다” “이 단체는 자신들의 단결을 보여준다고 고양이에게까지 금지 조치를 내리고 있다” 등의 비판이 달렸다. 대다수 중국 누리꾼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해 왔다.
다만 연대의 의미에서 정도가 크든 작든 이들의 행동 역시 박수 받아야 한다는 반론도 상당하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지금 대부분의 러시아 선수들은 사실상 모든 경기 출전을 금지당했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 공연회사라고 해서 왜 금지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되나?”라고 반문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