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공 1주만에 난민 100만명… “전례 없는 수준”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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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남동부 국경검문소 가 보니
난민 급증에 현지 자원봉사자 부족…“동포 돕자” 난민이 난민 지원도
폴란드, 검문소 2개서 8개로 늘려

러 공격에 무너진 삶의 터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호렌카에서 2일 우크라이나 군인이 러시아의 공격으로 일부 
뼈대만 남은 집을 살펴보고 있다(위 사진). 이로 인해 집을 잃은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이 흐느끼고 있다. 이날 남부 헤르손을 
장악한 러시아는 인근 마리우폴, 키이우, 동부 하르키우 등에 전방위적인 공격을 퍼붓고 있다. 호렌카=AP 뉴시스
러 공격에 무너진 삶의 터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호렌카에서 2일 우크라이나 군인이 러시아의 공격으로 일부 뼈대만 남은 집을 살펴보고 있다(위 사진). 이로 인해 집을 잃은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이 흐느끼고 있다. 이날 남부 헤르손을 장악한 러시아는 인근 마리우폴, 키이우, 동부 하르키우 등에 전방위적인 공격을 퍼붓고 있다. 호렌카=AP 뉴시스
“우크라이나 피란민이 동포를 도와야만 한다. 난민이 급증해 폴란드 자원봉사자만으로는 부족하다.”

2일 폴란드 남동부에 위치한 부도미에시 국경검문소를 찾았다. 인근 푸드트럭에서 우크라이나 피란민에게 음식을 나눠주고 있는 우크라이나인 자원봉사자 안나 씨(25)를 만났다. 그는 거듭 “따뜻한 식사와 음료가 모두 공짜”라고 외쳤다. 주변에는 동포들에게 나눠줄 대형 텐트, 생수, 의류, 담요, 기저귀 등 각종 생필품 보관소도 있었다.

안나 씨는 원래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에 거주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흘째인 지난달 26일 폴란드로 넘어왔다. 원래 폴란드 내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 했지만 동포들의 어려움을 보자 돕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이에 폴란드인이 조직한 봉사단체에 합류해 피란민 지원에 나섰다.

2일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침공 후 일주일 만에 100만 명이 우크라이나를 탈출했다. 우크라이나 전체 국민(약 4400만 명)의 9%인 400만 명이 떠날 수도 있다고 추산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로 시리아 내전(560만 명)을 넘는 사상 최대의 난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필리포 그란디 UNHCR 사무총장은 “이런 수치는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폴란드는 남동부 국경지대뿐 아니라 수도 바르샤바를 비롯해 전국에 27개의 피란민 수용시설, 22개 피란민 정보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피란민에게 필요한 정보 제공을 위한 인터넷 홈페이지도 개설했다. 우크라이나에서 도보로 폴란드를 통과할 수 있는 검문소는 당초 메디카, 코르초바 두 곳에 불과했지만 현재 부도미에시, 크로시엔코, 돌호비초프 등 8곳으로 늘었다.

피란민들은 일제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성토하고 규탄했다. 부도미에시 국경검문소에서 만난 엠버시 씨는 “가족들이 아직도 국경을 넘지 못해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다”며 “러시아의 명분 없는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이 희생된 것을 생각하면 분노가 차오른다. 러시아인이 나서서 푸틴을 멈춰야 한다”고 했다.


부도미에시=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폴란드 남동부 국경검문소#러시아#우크라이나 피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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